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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홈플러스와 고려아연이 남긴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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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회생절차 이후 홈플러스 점포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예전엔 행사 상품으로 채워졌던 매대에 빈 공간이 보이기 시작했고, 납품 업체들은 공급 물량부터 줄였다. 상품이 비자 손님도 빠르게 줄었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홈플러스 매출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점포 운영 축소도 본격화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올해 5월부터 7월 초까지 전국 104개 점포 중 37개 매장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 점포와 온라인 사업부 매각 재추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유동성 확보가 급해지면서다.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는 구조조정 이야기도 공공연하게 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평균임금 수준만 지급받으며 사실상 대기 상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협력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유통업은 점포 하나만 돌아간다고 유지되는 산업이 아니다. 물류와 납품, 현장 인력과 고객 흐름이 동시에 버텨야 굴러간다.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지속되고 있는 고려아연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읽힌다. 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최윤범 회장 측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측이 일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적대적M&A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업계가 이를 민감하게 보는 이유는 고려아연 사업 구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아연·납·구리뿐 아니라 안티모니·인듐·텔루륨 등 반도체·배터리·방산 산업 핵심 소재를 생산한다. 미국 테네시주에서 추진 중인 약 74억달러(약 11조원) 규모의 크루서블 프로젝트'(Project Crucible)도 대표적이다.

이런 사업은 단기 실적만으로 밀어붙이기 어렵다. 긴 투자 사이클과 기술 축적, 공급망 신뢰가 함께 필요하다. 경영권 불확실성이 길어질수록 시장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이번 분쟁 과정에서 고려아연 노조가 공개적으로 적대적 M&A 우려를 제기하며 현경영진을 지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산업 현장에서는 노조 분위기도 조금 달라졌다. 회사가 성장할 때는 성과급과 분배 문제가 먼저 나오지만, 회사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홈플러스에서는 구조조정 이야기가 먼저 돌고, 고려아연에서는 장기 투자 계획이 계속 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얼마를 더 받느냐보다 회사가 계속 굴러갈 수 있느냐를 먼저 보기 시작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성장 동력을 잃은 기업이 얼마나 빠르게 현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고려아연 사례에서는 경영권 불확실성이 길어질 경우 장기 투자와 산업 경쟁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함께 나온다.

업종은 다르지만 최근 현장에서 먼저 나오는 말은 비슷하다. 임금과 성과급보다 '회사가 앞으로 버틸 수 있느냐'를 먼저 묻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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