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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대신 전기차·자전거”…천안 골목 누비는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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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혼잡·유세 소음 피로감 커지자 ‘조용한 선거운동’ 차별화

[아이뉴스24 정종윤 기자] “선거유세 때문에 출근길이 지옥이었어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 천안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글쓴이는 “오전 8~9시는 출근시간인데 선거유세 차량과 인파 때문에 차선이 막혀 20분 넘게 도로에 갇혔다”며 “결국 회사에 지각했다”고 했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출퇴근길 교통 혼잡과 고출력 유세 방송에 대한 시민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선거운동 차량 확성기 소음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민원이다. 상가 밀집지역은 물론 주택가와 학교 주변에서도 유세 방송이 이어지면서 “창문을 열기 어렵다”, “후보 이름은 알겠지만 호감도는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기온이 오르며 창문을 열고 생활하는 시민이 늘어난 점도 소음 민감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김철환 후보가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철환 후보]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천안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대형 유세차 중심의 선거운동에서 벗어나 전기차와 자전거를 활용한 ‘조용한 선거운동’에 나섰다. 천안시의원 다선거구(문성동·봉명동·성정1·2동)에 출마한 무소속 안종혁 후보와 마선거구(성환·성거·직산·입장)에서 3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김철환 후보다.

안종혁 후보는 전기 유세차를 앞세웠다. 충남도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을 지낸 그는 과거 선거에서 스타렉스 유세차를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소형 전기차를 선택했다. 골목길이 많은 지역구 특성과 주거지·상권이 밀집한 선거구 환경을 고려한 결정이다. 매연과 소음을 줄이고 골목 안쪽까지 들어가 주민을 만나겠다는 취지도 담았다.

안 후보는 “정치를 하기 전부터 시민에게 불편을 주는 선거운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요란한 확성기 소리보다 주민의 숨은 목소리를 더 듣는 선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선거운동 방식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안 후보는 “서로 경쟁하듯 큰 음악을 틀고 소음을 유발하는 방식은 이제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주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정작 주민 불편을 배려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안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기호보다 인물과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MBC 시사교양국 PD 출신인 그는 제7대 천안시의원과 충남도의회 기획경제위원장을 지냈다. 무소속 출마 배경에 대해서는 “정당의 거수기가 아니라 시민의 대변인이 되겠다”고 했다. 주요 공약으로는 구도심 부활 프로젝트, 민원 끝장 책임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24시간 스마트 민원 소통 시스템 등을 제시했다.

안종혁 후보가 전기차 앞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안종혁 후보]

김철환 후보는 자전거를 탔다. 빨간색 헬멧에 ‘2-나’를 새기고 성환·성거·직산·입장 지역을 누비고 있다. 대형 유세차를 세워놓고 연설하는 방식보다 후보가 직접 움직이며 생활 현장에서 주민과 만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김 후보는 “선거비용 문제도 있었고 환경 문제도 고려해 내연기관 차량 대신 자전거를 선택했다”며 “막상 자전거를 타고 다녀보니 더 많은 시민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에게 훨씬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어 오히려 더 좋은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천안시의원 마선거구에서 3선에 도전한다. 성환·성거·직산·입장 등 천안 북부권 현안을 중심으로 지역 발전과 생활 민원 해결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구 면적이 넓고 농촌과 산업단지가 함께 있는 특성상 자전거 유세만으로 모든 지역을 촘촘히 돌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과열된 선거 소음 속에서 후보의 이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효과는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들은 선거운동 방식도 후보 평가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쌍용동에 사는 김병선(50)씨는 “선거운동은 후보 이름을 알리는 과정이지만, 유권자에게 불편을 주는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생활정치의 일꾼을 뽑는 선거인 만큼 소음 경쟁보다 생활 현장에 가까이 가는 선거운동이 더 설득력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정종윤 기자(jy007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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