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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숫자에 흔들리는 민심… 여론조사는 민심인가, 정치 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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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선거철만 되면 쏟아지는 각종 여론조사 수치가 유권자들의 눈과 귀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같은 지역, 같은 시기, 같은 후보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사기관과 매체에 따라 지지율 격차가 정반대로 나타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도대체 무엇을 믿어야 하느냐”는 유권자들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반복적으로 걸려오는 여론조사 전화까지 더해지며 시민들의 피로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불과 며칠 차이를 두고 발표된 조사에서 한 후보는 오차범위 밖 우세를 기록하다가 또 다른 조사에서는 열세로 뒤집히는 일이 빈번하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나 지방의원 선거처럼 지역 조직과 인맥, 숨은 표심이 강하게 작동하는 지역 정치에서는 여론조사 수치가 실제 결과와 엇갈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역시 예외가 아니다. 보궐선거는 일반 선거보다 투표율이 낮고 특정 정당 조직력과 지지층 결집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여론조사상 우세 후보가 실제 투표장에서는 뒤집히거나 반대로 열세로 평가되던 후보가 막판 결집 효과로 승리하는 사례도 반복돼 왔다.

또 지역 이슈와 인물 경쟁력이 강하게 작용하는 보궐선거 특성상 단순 지지율 수치만으로 실제 민심을 읽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다면 여론조사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여론조사는 분명 일정 부분 민심을 반영하지만 ‘절대적 진실’은 아니다. 동시에 모든 수치를 무조건 “조작”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여론조사의 ‘방법론 차이’다. 조사기관마다 표본 추출 방식, 응답 비율, 질문 설계, 조사 시점, 전화면접 또는 ARS(자동응답) 방식 등이 다르기 때문에 결과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같은 지역이라도 어느 연령층이 더 많이 응답했는지, 읍·면·동 표본 배분이 어떻게 됐는지에 따라 수치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질문 순서도 변수다. 정권 평가를 먼저 묻고 후보 지지도를 조사하는지, 인물 경쟁력을 먼저 묻는지에 따라 응답자의 심리적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여기에 조사 시점에 발생한 후보 논란, 공천 갈등, 단일화 여부, 지역 현안 이슈까지 더해지면 며칠 사이에도 판세는 흔들린다.

그렇다고 유권자들이 단순히 ‘숫자 놀음’에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여론조사는 어디까지나 ‘현재 흐름을 읽는 참고자료’이지 선거 결과를 확정하는 예언서가 아니다.

또 일부 매체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조사만 부각하거나 자극적인 제목으로 '압도적 우세', '대역전', '접전 구도'를 강조하는 보도 행태는 유권자의 냉정한 판단을 흐릴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최근에는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여론조사 전화로 인해 시민들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걸려오는 자동응답 조사와 낯선 번호의 전화에 유권자들은 피곤함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는 결국 응답 거부 증가로 이어져 특정 정치 고관여층 중심 응답이 강화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유권자들이 정말 경계해야 할 것은 숫자 자체가 아니라 숫자를 소비하는 방식이다. 한 번의 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여러 조사기관의 평균 흐름을 비교해 후보의 정책과 실행력, 도덕성, 지역 현안 해결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민심은 숫자로 환산되지만 민주주의는 숫자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여론조사가 민심의 나침반이 될 수는 있어도 유권자의 판단을 대신하는 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의 최종 답안지는 결국 여론조사 기관이 아닌 투표소에서 유권자의 손으로 완성된다. 특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처럼 변수와 조직력이 크게 작동하는 선거일수록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마지막 순간 유권자의 선택이다.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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