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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변이 강해지면 자폐 남녀 증상 차이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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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연구팀, 관련 연구결과 내놓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자폐증은 여성에게서는 증상이 가볍거나 잘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여성을 자폐증으로부터 지켜주던 이 ‘성별 보호막’도 강력한 유전자 변이 앞에서는 효력을 잃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직무대행 김영덕)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연구단장(KAIST 생명과학과 석좌교수)과 연세대 의과대학 이은이 조교수 공동연구팀은 자폐증의 핵심 원인 유전자 중 하나인 ‘CHD8’의 생존 가능한 중증 변이 생쥐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통해 유전자 변이가 강해지면 자폐증의 남녀 간 증상 차이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전 세계 인구의 약 3.2%(31명 중 1명)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 환자가 여성보다 약 4배 많은 뚜렷한 성별 차이를 보인다. 그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 변이가 강해지면 자폐증의 남녀 간 증상 차이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IBS]
국내 연구팀이 유전자 변이가 강해지면 자폐증의 남녀 간 증상 차이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사진=IBS]

CHD8 유전자는 DNA 구조를 조절해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이끄는 일종의 ‘유전자 지휘자’ 역할을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비롯한 신경 발달 장애의 주요 원인 유전자로 꼽힌다.

기존 연구들은 부모에게서 하나씩 물려받은 한 쌍의 CHD8 중 한쪽에만 변이가 있는 ‘이형접합’생쥐 모델을 주로 활용해왔다. 이 모델은 자폐 관련 증상이 매우 약하게 나타나 발병 원리를 자세히 밝히는 데 한계가 있었다. 두 유전자 모두에 변이가 있는 ‘동형접합’ 생쥐는 배아 단계에서 사망해 종전 방식으로는 연구 자체가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유전적 배경이 다른 생쥐를 교배하는 방식으로, 그동안 생존이 어려웠던 동형접합 CHD8 변이 생쥐 모델(Chd8N2373K/N2373K)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모델을 이형접합 변이 생쥐와 비교하며 뇌 발달 단계와 부위에 따른 뇌 부피, 뇌혈류량, 신경세포 활동,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 유전자 발현 양상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전사체 분석을 통해 시냅스 기능, RNA 스플라이싱, 미토콘드리아 활성 관련 유전자들이 남녀 간 자폐 취약성과 보호 효과 차이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형접합 변이 생쥐 모델에서는 자폐 관련 행동 이상이 주로 수컷에서만 나타났는데 새롭게 개발한 동형접합 변이 생쥐에서는 암수 모두에서 뚜렷한 증상이 확인됐다. CHD8 유전자 변이가 강할수록 암컷에서 상대적으로 나타나던 보호 효과가 무력화돼 남녀 간 증상 차이가 사라진 것이다.

이는 자폐증의 성별 차이가 유전자 변이의 강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으로, 향후 자폐증 연구에서 중증도와 성별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연구 틀을 제시했다.

김은준 단장은 “이번 연구는 생존 가능한 동형접합 CHD8 변이 생쥐 모델을 통해 중증 자폐의 발병 원리를 뇌 회로 및 유전자 수준에서 입체적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자폐증의 성별 차이가 유전자 변이 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함으로써 앞으로 성별과 중증도를 고려한 맞춤형 자폐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논문명: Homozygous CHD8 mutation intensifies ASD phenotypes and attenuates sex differences)는 국제학술지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에 5월 9일 온라인으로 실렸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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