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세계는 지금 AI와 로봇 전쟁 중이다.
그 전쟁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은 ‘세계의 공장’ 정도로 불렸다. 값싼 노동력과 대량생산 중심 국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AI, 드론, 전기차, 자율주행, 배터리, 신재생에너지까지 미래 산업 대부분에서 세계 시장을 흔드는 국가로 변모했다.
더 이상 ‘중국이 한국을 따라온다’는 말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 오히려 한국이 중국의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가까워지고 있다.
중국의 무서움은 단순한 기술력에 있지 않고 국가 전체가 미래 산업을 위해 움직인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에 AI를 접목하는 정책을 국가 전략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단순 제조품이 아닌 ‘데이터 수집 장치’로 보고, 로봇 훈련소와 산업 실증 공간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를 축적한다. 기업이 데이터를 만들고, 정부가 길을 열고, 산업이 즉시 상용화되는 구조다.
한국처럼 규제 검토에 몇 년, 사회적 논쟁에 몇 년을 보내지 않는다.
먼저 시도하고 문제는 나중에 고친다. 이것이 ‘차이나 스피드’다.
드론 산업은 이미 충격적인 수준이다.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드론 기술을 확보했고 국가 핵심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물류와 교통, 재난 대응, 치안, 군사까지 드론 활용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프로펠러 16개를 장착한 도심형 드론택시가 실제 비행하고 있고 무인 자율주행 시스템도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다. 허가 장벽은 낮고 실증은 빠르다. 기술을 막는 것이 아니라 먼저 시장에 던져보고 발전시키는 방식이다.
반면 한국은 어떤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가능성’보다 ‘사고 위험’을 먼저 이야기한다. 규제는 선제적이고 산업 육성은 사후적이다. 미래 산업 육성보다 이해관계 충돌 조정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중국은 에너지 전략에서도 이미 수십 년 앞을 보고 움직였다. 태양광·태양열·풍력 산업을 국가 주력 산업으로 육성했고 초고압 송전망(UHV)을 통해 서부 지역의 전력을 동부 산업지대로 보내는 ‘서전동송(西電東送)’ 정책을 추진했다.
왜인가 AI 산업은 결국 막대한 전력을 먹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와 로봇 공장, 스마트 제조업은 전력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중국은 산업의 미래를 읽고 먼저 기반시설을 설치했다.
한국은 여전히 전기요금 논쟁과 주민 반발, 정책 혼선 속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모습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교육과 인재다.
중국은 소년과학원, 과학중점학교 등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과학 인재를 선발한다. 잠재력이 있으면 국가가 직접 키운다. 공학과 수학, AI, 반도체 인재를 조기에 발굴하고 집중 투자한다.
칭화대와 베이징대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학 인재 양성 시스템을 갖췄다. 국가 전략산업에 필요한 인재는 별도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며 길러낸다.
반면 한국은 대한민국 최상위권 학생들의 목표는 여전히 의대다.
AI 인재 부족을 걱정하면서도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의사와 변호사, 고시 준비에 몰리는 사회 구조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엔지니어는 힘들고 의사는 안정적이라는 사회적 인식이 고착화됐다. 산업 경쟁력을 만드는 사람보다 안정적 직업이 더 우대받는 구조 속에서 기술 패권 경쟁을 이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은 다르다.
엔지니어가 존중받고 연구자가 우대받는다. 기업들은 최고급 엔지니어에게 억대 연봉과 연구 자유를 보장한다. 젊은 인재들은 공무원 시험보다 AI 기업 입사를 더 선망한다.
BYD가 선보인 ‘5분 충전’ 기술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다. 국가 지원, 인재 육성, 기업 투자, 엔지니어 중심 문화가 만들어낸 결과다.
냉정하게 말해야 할 시점이다.
중국은 이미 ‘추격자’가 아니다.
우리가 애써 외면하는 사이 중국은 AI와 로봇, 배터리, 드론, 미래 모빌리티에서 ‘선도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아직도 의대 정원 논쟁과 입시 경쟁, 규제 공방에 갇혀 있다. 미래 산업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방향은 보이지 않고 청년들은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 몰려다닌다.
국가의 미래는 인재가 결정한다.
그리고 인재는 사회가 무엇을 존중하느냐에 따라 움직인다.
중국은 엔지니어를 국가 자산으로 키웠고, 한국은 아직도 ‘사’자 직업을 성공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차이가 10년 뒤, 아니 5년 뒤 국가 경쟁력의 격차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질문은 단순하다.
한국은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아니면 과거의 성공 공식을 붙잡은 채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평택=이윤 기자(uno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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