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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더 좋고, 더 매력적이고, 더 해 볼 만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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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명함 판’ 하정우…입법 권력으로 향하다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그는 어떤 목표가 있을까. 사람은 선택의 순간에 자신의 목표를 향한 길을 택하기 마련이다. 전문가의 길을 버리고 정치를 선택한 이가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에 근무하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낸 이재명 대통령의 부름을 받은 남자, 하정우 전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청와대에 들어간 지 1년도 되지 않아 직책을 던져버린다.

하정우 전 수석이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뛰어들었다. ‘오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하 전 수석의 출마를 적극적으로 설득했다며 ‘이젠 국회에 들어와 입법을 통해 AI 3대 강국을 실현해야 한다’는 잣대를 들이댔다. 하 전 수석은 청와대를 ‘손털기’하며 이를 받아들였다.

그동안 우리는 IT와 과학 전문가들이 국회에 들어간 사례를 여럿 봐 왔다. 그들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 어떻게 망가져 갔는지도 생생히 지켜봐 왔다. IT와 과학자로 있을 때는 ‘사실과 진실’에 기반을 둔 세상 흐름 읽기는 물론 이를 통해 세상을 바꿔 가는 그들의 눈빛은 부드럽고 날카로웠다. 시민과 눈높이를 맞추면서 함께 호흡했다.

국회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이후 국회에 들어간 이후 그들의 눈빛은 달라졌다. 그들은 ‘사실과 진실’에서 멀어졌다. 객관적 데이터에서도 동떨어졌다. 부드럽고 날카롭던 눈빛은 권력의 흐름 속에서 거칠고 흐리멍덩하게 변해갔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권력의 속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권력은 ‘사실과 진실’에 기대지 않는다. 자신의 지위를 유지키 위해 ‘사실과 진실’을 왜곡하는 게 권력이다. 하정우가 수석이란 자리를 박차고 부산에 내렸을 때부터 ‘왜곡된 현실’ 속으로 뛰어든 셈이다.

왜곡된 현실은 정치 무대로 깊숙이 들어가면 더 악화한다. 당색과 이념이다. 과학은 데이터를 기본으로 하는 관찰과 실증, 증명의 연속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이다. 정치는 그렇지 않다. 객관적이고 중립적 판단보다는 ‘당색’과 ‘이념’이 앞선다. 앞서 정청래 대표가 하 전 수석의 출마를 부추겼다고 했다.

이런 마당에 당선된다면 그는 ‘하정우’가 아니라 ‘OOO 맨’으로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사실과 진실보다 당색과 이념에 따른 ‘계파 갈등’이 있다고 하지 않은가.

세상을 바꿀 방법은 여럿 있다.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IT와 과학 전문가들이 더 많이 국회에 들어가 입법을 통해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다만 권력은 세상을 바꾸기보다는 갈등과 반목, 불신과 상처만 남겼다는 데 문제가 있다. 세상은 이 순간을 열심히 살아가는 곳곳의 수많은 시민의 땀과 숨결, 그 속에서 같이 호흡하면서 뛰어다니고 고민하는 전문가들이 바꿔가고 있다.

하 전 수석이 정치권에 발을 담그면서 그가 청와대에 입성한 이유를 두고 ‘명함을 파기 위한 것’이었다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네이버 출신 하정우’보다는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하정우’라는 명함이 정치판에서는 무게감이 있을 테니 말이다.

AI 3대 강국, 과학기술 확대 등 AI미래기획수석으로서 펼쳐 놓은 일도 많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마무리한 게 없는 상황에서 그는 ‘입법 권력’을 택했다. 전문가로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상태에서 이를 내팽개친 것이다.

민주주의는 행정, 사법, 입법의 ‘3부 권력’으로 대변된다. 최근 ‘3부 권력’의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행정과 사법보다 ‘입법 권력’이 비대해지고 있다. 중앙부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회의원도 아닌) 보좌관이 부르면 장·차관도 국회로 달려가야 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강력해지는 ‘입법 권력’에 편승하기 위한 수단으로 청와대 수석 자리를 거쳐, 그 자리를 내팽개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 그가 국회에 입성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당선도 되기 전이니.

그는 어떤 지향점을 갖고 있을까. 짚어야 할 게 있다. 과학자는 데이터를 기본으로 ‘사실과 진실’에 목메는 사람이다.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바꿔 나가는 이들이다. ‘과학적 사실과 진실’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킨다.

정치인은 다르다. 위에서 아래를 누르고, 시민과 공감보다는 특혜를 즐기고 누리는 이들이다. 사실과 진실을 왜곡해 받아들여 권력을 유지하려는 속성을 지닌다. 과학자와 정치인은 놓여있는 위치 자체가 다르다. 사고방식이 서로 섞일 수 없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정치인을 두고 일이 아니라 정치로 먹고사는 ‘정치 놈팡이’라 불렀다. 어느 고등학생에게 장래 꿈을 물었더니 ‘국회의원’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를 묻자 ‘놀고먹는 것 같아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정치로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AI와 과학을 통해 세상을 바꿔보는 게 ‘더 좋고, 더 매력적이고, 더 해 볼 만한 일’ 아닌가.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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