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끌어올리며 경영 참여를 공식화하자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다.
![한화 빌딩. [사진=한화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ff6a0b5b57dd98.jpg)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 주식 10만주(0.1%)를 추가 취득했다. 지난 3월 한화시스템 등 관계사와 함께 KAI 지분 4.99%를 확보한 데 이어 이번 매입으로 한화 관계사의 지분율은 5.09%로 늘었다.
지분율이 5%를 넘어서면서 공시상 보유 목적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됐다. 또 한화는 올해 연말까지 총 5000억원을 투입해 KAI 주식 295만8579주를 추가 매입하고 지분율을 최대 8%대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AI는 민간 상장사이지만 한국수출입은행(지분 26.41%)이 최대주주인 사실상 준공기업이다. 이에 민영화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한화가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한화는 방산 시장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체급을 키워온 바 있다. 지난 2015년 삼성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023년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항공·엔진부터 해양 방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번 KAI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완제기 플랫폼까지 더해지며 한화는 육·해·공을 아우르는 통합 방산 체계가 완성될 수 있다.
"경쟁사 경영 참여, 핵심 정보 다 드러난다"
![한화 빌딩. [사진=한화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7397621dc9a9a1.jpg)
KAI 내부 반발은 거세다. KAI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KAI의 지분 인수는 명백한 경영 개입 시도"라며 강력한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KAI 노조 관계자는 반대 이유로 사내 핵심 정보 유출 우려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우주항공·위성체 분야에서 한화와 KAI는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는데 한화가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 KAI 항공기의 부품 납품 단가와 원가 구조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근거로 협력사 비용을 올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자사 계열 장비를 독과점적으로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며 "KF-21 전투기 국산화 장비 중 상당 부분이 이미 한화 계열사 제품이 많은데, 경영권을 쥐면 한화의 장비를 독과점처럼 쓰라고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 한화에 인수된 기업들의 전례도 불안 요인이다. 노조 관계자는 "한화오션, 한화테크윈 등 인수 이후 노사 관계가 좋지 않았다"며 "조합원들이 한화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내 경쟁 시대는 끝나…세계 시장서 함께 커야"
![한화 빌딩. [사진=한화솔루션]](https://image.inews24.com/v1/de3ed3cc249125.jpg)
방산 전문가들은 다른 시각을 내놓는다.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과거에는 북한 대비 군사적 우위 확보가 방산 육성의 핵심 목표였지만 지금은 핵무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우리가 북한을 앞서고 있다"며 "국민 입장에서 방위산업을 국내 경쟁 구도로만 유지하는 것은 더 이상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한국 방산의 미래는 해외 수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록히드마틴 같은 세계적 방산 대기업과 맞붙어야 하는데, 그 경쟁에서 이기려면 국내 기업이 몸집을 키우는 것이 오히려 필요하다는 논리다.
노조의 우려를 이해하면서도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짚는 시각도 있다.
장원준 전북대 첨단방위산업학과 교수는 "신임 대표가 임명되고 민영화 이야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불안한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면서도 "그보다 냉정히 판단해야 할 것은 현재 구조가 최적인지 아닌지다"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가 꼽은 것은 KAI의 글로벌 경쟁력이다. 그는 "글로벌 방산 환경이 단순 완제품 수출에서 복합 패키지 형태로 바뀌는 상황에서 KAI의 최근 수출 실적은 다소 실망스러웠다"며 "낙하산 인사, 투자 및 의사결정 미흡으로 실기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록히드마틴의 미 해군훈련기 사업 철수는 결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노조가 우려하는 독과점 우려에 대해서도 "KAI는 이미 항공방산 완제기 분야에서 독점 상황에 있기 때문에 한화가 인수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구도는 아니다"라고 봤다. 다만 장 교수는 인수 이후 공공성 유지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KAI는 단순 민간기업이 아니라 국가 전략항공산업의 성격이 강한 만큼 인수 이후에도 정부의 일정 수준 견제 권한 유지, 방산 핵심사업에 대한 공공 거버넌스 강화, 국책사업 분리 관리, 지역·협력업체 상생 의무 부여 등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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