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삼양식품이 12년 만에 자사 대표 제품 '불닭볶음면' 포장지에 그려진 마스코트 캐릭터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와 캐릭터 이미지가 알려진 상황에서 리스크가 큰 선택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글로벌 인지도와 IP 사업의 확장성 등을 고려하면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불닭볶음면 차기 마스코트 캐릭터로 거론되는 페포. [사진=삼양식품]](https://image.inews24.com/v1/2da6ce5252e3f1.jpg)
1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패키지에 그려진 마스코트 캐릭터 '호치'를 신규 캐릭터 '페포'로 바꾸는 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호치는 지난 2014년부터 불닭볶음면 패키지 전면에 활용된 대표 마스코트로 투블럭 댄디컷에 비키니 의상을 입은 암탉 캐릭터다. 왼쪽 발에만 있는 왕점을 가리기 위해 별무늬 빨간 양말을 한짝만 신는 것이 특징이다.
신규 마스코트로 거론되는 '페포'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자회사 삼양애니가 기획·제작한 캐릭터다. 불닭을 상징하는 빨간 새 모양 캐릭터로 헤어는 제품 특유의 매운맛을 상징하는 불을 형상화했다.
2024년 특허청에 캐릭터 상표 출원을 마친 뒤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페포는 서서히 각종 제품, 행사에 전면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출시한 해외용 신제품 포장지에는 호치와 페포가 함께 적용됐고, 올해 초 K-팝 보이그룹 보이넥스트도어가 출연한 삼양식품의 불닭 글로벌 캠페인에도 등장했다. 올해 3월 삼양식품이 명동 신사옥에서 진행한 팝업행사에서도 페포가 전면에 섰다.
회사 측은 호치를 교묘하게 베낀 짝퉁 제품이 늘면서 캐릭터 교체의 필요성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을 중심으로 호치를 베끼거나 한국어를 사용해 불닭볶음면으로 오인하게 만드는 가품이 시장에 급증한 상태다.
특유의 B급 감성을 자랑하는 호치의 이미지에 호불호가 적잖은 점도 세대교체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다. 호치가 국내외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대급부로 캐릭터 교체를 바라는 안팎의 여러 요구가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불닭볶음면 마스코트로 활동한 지 10여 년이 흐른 만큼 젊은 세대에게 올드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페포의 글로벌 인지도 역시 상당하다. 페포의 글로벌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현재 106만명에 달한다. 현재 매출의 80%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삼양식품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부분이다.
![불닭볶음면 차기 마스코트 캐릭터로 거론되는 페포. [사진=삼양식품]](https://image.inews24.com/v1/ad0c3dc087d050.jpg)
IP 사업의 확장성은 이번 마스코트 교체 논의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현재 호치 캐릭터 라이선스는 식품과 비식품 사업으로 나뉘어 있다. 식품 사업에 대한 권리는 여전히 삼양식품이 가지고 있으나, 비식품 사업의 경우 2023년 계약 종료로 활용할 수 없는 상태다. 식품과 비식품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IP 사업을 전개하려면 세계관을 아우르는 새로운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일각에서는 12년이나 이미지를 쌓아온 호치를 굳이 변경하는 건 지나치게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페포 캐릭터의 인지도가 부족한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은 분위기다. 호치처럼 페포 역시 카피캣의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페포 패키지의 제품이 해외에서 가품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때문에 삼양식품은 마스코트 교체 여부와 시점, 방식 등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연착륙을 위해 페포에게 '호치가 고추를 먹고 낳은 빨간계란에서 태어났다'는 설정을 부여하는 식의 방안도 고려 중이다. 점진적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기 위해 해외 패키지처럼 당분간 호치와 페포가 함께 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식품사업뿐만 아니라, 비식품 분야에 대한 영역 확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식품사업까지 총괄할 수 있는 IP가 필요하다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기존 캐릭터에 대한 모방 제품이 많아진 점, 캐릭터 교체를 바라는 회사 안팎의 여러 요구, 페포에 대한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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