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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수분해장, 합법인데 못 한다"⋯세부 기준 부재에 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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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해장 법적으로 가능해졌지만 세부 고시 없어 현장 적용 지연
장비 개발 업체, 지자체 허가 보류에 업체 사업화 차질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친환경 동물 장례 방식으로 주목받는 ‘수분해장’이 법적으로 허용됐음에도, 정부의 세부 기준 마련이 지연되면서 현장 적용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에 이르면서 장례 방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지만, 관련 제도는 여전히 과거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다.

수분해장은 물과 소량의 알칼리 용액을 이용해 사체를 분해하는 방식으로, 고온 화장과 달리 매연이나 다이옥신 배출이 없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로 꼽힌다. 미국·캐나다·영국·호주 등에서는 동물 장례뿐 아니라 일부 지역에서 사람 장례 방식으로도 도입돼 있다.

반려동물 장례를 치르는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반려동물 장례를 치르는 모습. [사진=AI 생성 이미지]

문제는 제도와 현실의 괴리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22년 동물보호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수분해장이 동물장묘업 시설 범주에 포함되며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러나 실제 인허가에 필요한 하위 기준은 여전히 2016년 화장·건조장 중심 기준에 머물러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년 말 수분해장 기준을 추가하는 일부개정 고시안을 행정예고했지만, 현재까지 최종 고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도 공백은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분해장 장비를 개발한 네오메이션은 2023년 6월 연구개발에 착수해 지난해 1월 장비 ‘NP40’ 개발을 완료했고, 같은 해 3월부터 외부 시연을 진행했다. 6월에는 농식품부 실무진이 현장을 방문해 장비를 확인했고, 9~10월 수정 고시안 논의도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당시 연내 또는 올해 초 고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이후 6개월 이상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업 추진도 차질을 빚고 있다. 리본컴퍼니는 수분해장 시설 구축을 위해 부지 계약을 마치고 공사를 준비했지만, 세부 기준 부재로 지자체 인허가가 지연되면서 당초 계획했던 올해 4분기 준공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경주·울산 등 일부 지자체도 올해 5월 수분해장 시설 허가 검토에 나섰다가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으로는 허용된 시설이지만, 판단 기준이 없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합법이지만 실행 불가능한 상태’로 보고 있다.

네오메이션이 개발한 장비는 40㎏ 기준 1.5~2시간 내 처리할 수 있어 기존 해외 장비(8~10시간) 대비 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처리 비용도 상대적으로 낮아 상용화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제도 공백으로 시장 진입이 막혀 있다.

박양세 네오메이션 대표는 “기존 화장장 사업자들도 수분해장 전환을 검토하고 있지만 제도가 3년째 제자리”라며 “투자 역시 불확실성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수분해장이 법적으로 허용된 점이 오히려 규제 완화를 어렵게 만드는 ‘역설’도 지적된다.

이미 합법 시설로 분류돼 규제샌드박스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실증 사업조차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고시 지연의 이유로 검사 기준과 검사기관 부재를 들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존 화장시설은 검사 방법과 기관이 마련돼 있지만, 수분해장은 이를 담당할 기관 확보가 쉽지 않다”며 “기준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행정예고 이후 3년이 경과했고, 현장 검증과 고시안 수정 논의까지 진행된 만큼 단순 검토 단계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화영 리본컴퍼니 대표는 "리본컴퍼니는 반려동물 장례 현장에서 수분해장 도입을 준비하는 운영사업자로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조속히 고시를 공표해 지자체 인허가와 합법적 서비스 운영의 길을 열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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