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최근 3년간 서울 지하철 부정승차 적발 건수가 16만건에 육박하고, 징수 부과금 규모만 77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의 우대용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가벼운 일탈이나 경범죄 정도로 치부하는 안일한 인식이 확산한 결과다.
하지만 법률 실무 현장에서 바라보는 부정승차는 실익에 비해 리스크가 압도적으로 큰 재산 범죄다. 단순한 약관 위반을 넘어 민사상 고액의 배상 책임과 형사처벌이 수반되는 중대한 위법 행위이기 때문이다.
전체 부정승차의 80% 이상은 가족이나 지인의 할인 카드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다. 현장에서만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개찰구 통과 시 연령별 신호로 대상이 특정될 뿐만 아니라, CCTV 영상과도 실시간으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변호인으로서 가장 방어하기 힘든 대목도 바로 전산 로그 기록이다. “착오로 가져왔다”는 항변은 데이터에 남은 수개월간의 도용 이력 앞에서 법리적 효력을 잃는다.
부정승차 적발 시 치러야 할 일차적 대가는 철도사업법 및 여객운송약관에 근거한 징벌적 부가운임이다. 해당 구간 운임의 30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특히 유의할 점은 단발성 적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승하차 이력 조회를 통해 과거의 지속적인 무단 탑승 사실이 특정될 경우, 과거 사용분 전체에 대해 부당이득반환 성격의 소급 부과가 이뤄진다. 소액의 운임을 아끼려다 수백만 원의 강제집행을 당하는 사례가 실무에서는 빈번하다.
형사적 책임은 더욱 무겁다. 정당한 대가 없이 유료 시설을 이용하는 행위는 형법 제348조의2 ‘편의시설부정이용죄’에 해당한다. 만약 타인의 신분증을 임의로 제시해 적극적으로 기망했다면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 나아가 사기죄까지 경합할 수 있다. 벌금형을 넘어 실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사안이며, 행정적 과태료가 아닌 전과가 남는 형사 사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약 예상치 못한 적발로 법적 위기에 처했다면 감정적 호소가 아닌 실무적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한다. 물증이 명확한 상황에서의 무리한 혐의 부인은 향후 형사 절차에서 가중 처벌의 근거가 될 뿐이다. 인정할 부분은 수긍하되, 민사상 부당이득 청구 범위가 법리적으로 타당한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 과거의 모든 기록이 도용이었는지를 분석해 실제 위반 구간을 분리해낼 수 있다면 수백만원에 달하는 추징액을 상당 부분 감액할 수 있다.
형사 단계에서는 죄명의 경합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 수사 초기부터 상습적이지 않았음을 증명하거나 피해 보상을 신속히 완료해 혐의를 최소화하는 전략적 대응이 필수적이다. 한 번의 실수가 평생의 오점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재산상 손실로 이어지지 않도록 객관적 증거를 바탕으로 상황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최선의 방어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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