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폭풍 속에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공격적인 물류 투자로 로켓배송 전국망을 구축하며 흑자 체질 전환에 성공했지만, 성장 둔화와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시장에서는 3년 연속 흑자 흐름이 올해 마감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가 일회성 비용을 넘어 물류 운영과 소비 흐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ddae8b00fffb2.jpg)
쿠팡Inc는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연결실적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12조4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장 이후 최저 성장률이다. 지난해 4분기에 이어 두 개 분기 연속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성장세 둔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수익성은 더 악화됐다. 쿠팡은 1분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최대 적자 규모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15억원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 영향을 주요 배경으로 보고 있다. 고객 보상 차원의 구매이용권 지급 비용이 반영된 데다, 수요 예측 차질에 따른 재고 및 물류 운영 부담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고객 구매이용권 관련 영향 대부분이 1분기에 반영됐고, 수요 예측 차질로 유휴 설비와 재고 유지 비용 부담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쿠팡의 사업 구조다. 쿠팡은 지난 수년간 연 20% 안팎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물류센터와 배송망을 공격적으로 확대해왔다. 하지만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쿠팡은 2014년 이후 물류 인프라 구축에 6조원 이상을 투자했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추가로 3조원을 투입해 전국 물류망 확대를 진행 중이다. 충북 제천과 부산 등 신규 물류센터 건설도 이어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a8d79299ca7114.jpg)
성장 둔화에 규제 부담까지…쿠팡 투자 전략 시험대
쿠팡을 둘러싼 규제 환경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들의 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김 의장이 공정거래위원회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집단 규제 적용 범위도 확대됐다. 이에 따라 특수관계자 공시와 사익편취 규제 등 규제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 흐름이 길어질 경우 도서산간·인구감소지역까지 확대해온 로켓배송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쿠팡은 최근 강원·전남·충청·경남 지역 30개 인구감소 위기 지역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하며 전국 단위 배송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쿠팡은 적자 상황에서도 물류 투자 기조는 유지하고 있다. 충북 제천과 부산 등 신규 물류센터 투자도 예정대로 추진 중이다. 지방자치단체들 역시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며 물류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는 쿠팡 물류센터가 단순 배송 인프라를 넘어 지역 일자리와 소비를 끌어올리는 핵심 투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평가다. 물류센터 한 곳이 들어설 경우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 규모 직접 고용은 물론, 지역 중소상공인 입점과 배송·운송 협력업체 확대 등 연관 산업 효과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분양 산업단지의 90% 이상이 지방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쿠팡은 그동안 물류센터를 빠르면 1~3년 안에 구축해 대규모 고용을 만들어왔다"며 "쿠팡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경우 로켓배송 물류망 확장뿐 아니라 지방 산업단지 활성화와 중소상공인 판로 확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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