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산타마르타에서 쏘아 올린 '작은 공'…화석연료 시대 끝내야 [지금은 기후위기]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화석연료 집착자’ 트럼프의 MAGA에 반발 확산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에 던진 메시지는 강력했고, 명확했고, 고통스러웠다. 화석연료 의존 시대를 넘어서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세계 경제가 평균 약 50km 폭의 해협(호르무즈 해협)에 인질로 잡혀버렸다. 화석연료에 기대는 지금의 경제 구조를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로 이어졌다. 더는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으론 전 세계가 버틸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경험한 것이다.

MSGA 동맹, MAGA의 트럼프 반발 기류 확산

COP30가 열렸던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 시내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행진에 65개국 5만여 명이 참여해 화석연료 중단, 아마존 보호,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WWF]
COP30가 열렸던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 시내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행진에 65개국 5만여 명이 참여해 화석연료 중단, 아마존 보호,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WWF]

중동 전쟁의 ‘우두머리’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이다. 그는 중동 전쟁을 에너지(석유 관련) 확보 전쟁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그는 여전히 ‘Drill, Baby, Drill(화석연료를 더 캐내자)’을 외치며 화석연료에 집착하고 있다.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변되는 트럼프는 화석연료 집착자이면서 비과학적 인물로도 정평이 나 있다. 베네수엘라 침공, 중동 전쟁도 서슴지 않았다. 이젠 쿠바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에겐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변화는 ‘사기’에 다름 아니다. 자기 나라의 굳건한 과학단체인 미국 항공우주청(NASA)과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과학적 데이터까지 무시하는 비과학적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

화석연료 집착자의 전쟁으로 전 세계는 고통으로 휘감겨 들어갔다. 중동 전쟁을 지켜본 세계 각국이 이대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트럼프의 비과학적 MAGA에 대항하는 MSGA(Make Science Great Again, 과학을 다시 위대하게)가 본격 항해를 시작했다.

비과학적 논리와 엉뚱한 입담으로 전 세계를 농락하는 트럼프에 반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첫 외침이 지난 4월 말 콜롬비아 산타마르타에서 들려왔다.

산타마르타, 화석연료 시대 종언 선언 첫걸음

COP30가 열렸던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 시내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행진에 65개국 5만여 명이 참여해 화석연료 중단, 아마존 보호,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WWF]
학암포에서 바라본 태안화력발전소. [사진=정종오 기자]

산타마르타에 59개국의 관계자들이 모였다. 회의 주제는 ‘화석연료 시대 종식을 위한 구체적 설계도를 그리기 위한 회의’로 정리된다.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의 지지부진했던 화석연료에 대한 엉거주춤한 정책을 비판했다.

COP는 온실가스 최다배출국인 러시아, 중국, 인도를 비롯해 화석연료 최대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국가 등이 참여하면서 30여년 동안 화석연료 종식 절차를 두고 ‘정쟁’으로만 치달았다. 여기에 석유업체들의 강력한 로비 등으로 30년 동안 제자리걸음이라고 해도 지나친 평가는 아니다.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미국은 트럼프 취임, 재취임 이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했다. 화석연료 규제 관련 국제회의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산타마르타에 모인 전 세계 관계자들은 “화석연료는 더 이상 안전하지도, 지탱가능하지도 않다”는 인식을 공식화했다. COP에 섬뜩한 경고음을 날린 셈이다. 이번 산타마르타 회의에서는 ‘글로벌 에너지 전환 과학패널(Science Panel for the Global Energy Transition, SPGET’를 출범시켰다.

SPGET는 앞으로 화석연료 시대의 종언을 설계하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적 과학 자문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산타마르타 회의의 의장인 콜롬비아 이레네 벨레스 토레스 장관은 “산타마르타 회의는 새로운 글로벌 기후 민주주의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번 산타마르타 회의는 ‘화석연료 종식’을 주장하는 국가와 ‘석유 독재’에 집착하는 국가의 치열한 정쟁이 앞으로 펼쳐질 것을 예고했다.

고유가가 불러온 재생에너지 확대 필연론

COP30가 열렸던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 시내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행진에 65개국 5만여 명이 참여해 화석연료 중단, 아마존 보호,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WWF]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과 화물선 [사진=AP/연합뉴스]

이번 회의의 촉매제는 ‘유가’에 있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후 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가격 폭등에 이은, 5년 만에 두 번째로 전 세계를 덮친 악재였다.

전 세계 가계는 치솟는 유가에 허리띠를 졸라맸다. 농부들은 비료를 살 여유마저 사라졌다. 전 세계는 불안정한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이 이젠 사라져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했다.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요인으로 더는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 지는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의 “이번 위기(고유가)는 역대 최대 규모의 위기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크고 엄청난 규모”라며 “세계 경제가 50km 해협에 인질로 잡혀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전했다.

이젠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COP30가 열렸던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 시내에서 열린 대규모 기후행진에 65개국 5만여 명이 참여해 화석연료 중단, 아마존 보호, 강력한 기후 행동을 촉구하며 행진하고 있다. [사진=WWF]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투발루. 해수면 상승은 물론 잦은 폭우와 사이클론으로 기후위기 앞에 놓여 있다. [사진=정종오 기자]

이번 중동 전쟁이 앞으로 화석연료 종식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는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 있는 화석연료 가격 변동으로 세계 경제가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엔 측은 “세계를 화석연료에 묶어두려고 애써온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전 세계적 재생 에너지 붐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산타마르타 회의와 관련해 에드 킹(Ed King) 영국의 기후변화 관련 저널리스트는 “산타마르타 회의 요약 보고서에서 중동 전쟁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할 필요성을 ‘명백히 드러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런 결과물들은 COP에 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의 산타마르타는 주요 석탄 수출 항구가 있는 도시였다. 화석연료 수출로 경제를 지탱하던 지역에서 화석연료 종식을 논의하는 것은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상징하고 있다.

관련한 2차 회의를 내년에 투발루에서 여는 것도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투발루는 남태평양에 있는 섬나라이다. 해발 평균고도가 2m에 불과한 투발루는 지구 가열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2050년쯤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나라(미국과 러시아, 중국과 인도 등) 등은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사이 배출에 책임이 거의 없는 나라들이 직격탄을 맞는 상황이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을 비롯해 기후변화의 심각한 상황을 맞고 있는 남태평양 섬나라, 남미 등의 나라가 참가했다.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들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과 인도 등은 참여하지 않았고 우리나라도 참가하지 않았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산타마르타에서 쏘아 올린 '작은 공'…화석연료 시대 끝내야 [지금은 기후위기]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