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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공소취소' 말만 뺀 특검법…이러려고 검찰 없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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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최대 375명 규모 '조작기소 특검법' 발의
특검에 대통령 관련사건 '공소유지' 권한 부여
법원·검찰이 수년간 진행한 사건, 특검이 좌우
역사는 반복…상대 진영도 '전례' 밟으면 뭐라 할 건가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앞 줄 왼쪽부터 김현정 의원, 천 직무대행, 이건태 의원 2026.4.30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원내대표 직무대행과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이 지난 30일 국회 의안과에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기소 진상규명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앞 줄 왼쪽부터 김현정 의원, 천 직무대행, 이건태 의원 2026.4.30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윤석열 정권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 특검법안'을 발의했다. 정식 법안명은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다.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특검이다.

그러나 실제 목표는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으로 읽힌다. 법안에 '공소취소'라는 단어는 없다. 대신 제2조 제1항 제6호에서 관련 사건 중 기소되어 재판이 계속 중인 사건까지 수사대상에 포함했다. 제6조에서는 공소제기와 공소유지 여부의 결정에 관한 권한을 특검에게 줬다. 제8조는 특검이 검사 등이 수사·기소·공소유지 중인 사건을 이첩 받아, 그 사건의 공소유지와 공소유지 여부 결정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구조라면, 특히 1심 판결 전 사건의 경우 특검이 마음만 먹으면 공소를 취소할 수도 있다. 꼼수가 아닐 수 없다.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까. 이쯤 되면 '공소유지의 경우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여부도 포함한다'고 명시하는 게 나았다.

물론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도록 정한 부분은 전례가 없지 않다. 국정농단 특검 때도 법률상 임명권자는 박근혜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특검에게는 대통령이 재판받는 사건을 공소 취소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었다. 수사 대상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는 것과, 재판 당사자인 대통령의 사건을 그 특검이 끝낼 수 있게 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이번 특검법안 발의는 이건태 민주당 의원이 주도했다. 대장동 사건 변호인 출신이다. 대장동 사건은 이번 특검법의 핵심 수사대상 중 하나다. 변호인으로 사건을 다퉜던 인물이 국회의원이 된 뒤, 같은 사건의 수사·기소 과정을 조작기소로 규정하고, 그 사건의 공소유지 여부까지 특검이 판단할 수 있는 법안을 주도한 셈이다.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고 반박할 수 있겠으나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조작기소 의혹이 국정조사를 통해 드러났다고 한다. 그러나 국정조사는 재판이 아니다. 이번 국정조사는 50일 동안 진행됐다. 대상은 대장동, 위례, 김용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서해 공무원 피격, 통계조작,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등이다. 특검법안은 여기에 백현동, 성남FC, 경기도 법인카드, 공직선거법, 위증교사 사건까지 더해 12개 사건을 기초 사건으로 열거했다.

이 사건들은 수년간 검찰이 수사하고 법원이 심리한 사안들이다. 기록만 해도 방대하다. 이런 사건들을 50일짜리 국정조사로 "조작기소"라고 사실상 결론 낼 수 있나. 더구나 국정조사에서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 핵심 증인들은 민주당이 주장한 조작기소 의혹의 주요 대목을 부인했다. 민주당은 이들을 포함해 자신들의 주장과 배치되는 증언을 한 사람들을 위증죄로 고발했다. 이번 국정조사가 과연 진실을 찾는 절차였는지, 특검의 기소를 예견해 입맛에 맞지 않는 증언을 걸러내는 절차였는지 의문이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은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국정감사나 조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가 검찰을 견제할 수는 있다. 그러나 재판 중인 사건을 정치적으로 재단해 그 결론을 근거로 특검을 만들고, 그 특검이 다시 공소유지 여부를 판단한다면 이건 감시나 견제가 아니다. 사법부가 판결하거나 심리 중인 사건을 국회가 개입해 판결하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

특히 이미 확정판결이 난 관련 사건까지 특검 수사대상 논의에 들어가는 대목은 더 심각하다. 판결이 잘못됐다면 재심 제도가 있다. 증거가 조작됐고 허위 진술이 있었다면 그 절차를 통해 다투면 된다. 그것이 역사적 측면에서도 정당하게 기록될 것이다. 특검이 확정판결의 기초가 된 수사·기소 과정을 다시 수사해 형사사법시스템과 사법부의 권위를 흔든다면 그것을 법치주의라 할 수 있나. 오늘 여당이 만든 길을 내일 다른 권력이 쓰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법안상 특검 조직은 특별검사 1명, 특별검사보 6명, 파견검사 30명, 특별수사관 150명을 포함해 최대 357명 규모다. 수사기간은 최장 180일이다. 기존 공소유지 검사가 특검 지휘를 받으면 파견된 것으로 보되 파견검사 정원에는 산입하지 않도록 해, 실제 검찰 부담은 30명을 넘어설 수도 있다. 이미 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공소유지와 2차 종합특검 수사에 적지 않은 검사들이 투입돼 있다.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일선 검찰의 미제 사건 처리 극에 달해 있다.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일반 국민 사건 처리는 누가 하나. 사기 피해자, 전세사기 피해자, 스토킹 피해자의 사건 처리 지연도 결국 국민이 떠안게 된다.

민주당은 "대통령이라고 특혜를 받아서는 안 되지만, 대통령이기 때문에 피해를 감수해서도 안 된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말의 결론이 대통령 사건만을 위한 별도 특검, 별도 공소유지 판단, 별도 사법 종결 절차라면 그것이 바로 특혜 아닌가. 일반 국민은 억울해도 재판을 받는다. 항소하고 상고하고, 확정되면 재심을 청구한다. 대통령에게만 정치권이 만든 우회로가 열린다면 법 앞의 평등은 빈말이 된다.

조작기소 의혹이 있다면 밝혀야 한다. 검찰이 권한을 남용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대통령 관련 재판의 공소유지 여부를 정치적 태생의 특검이 결정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특검은 진실을 밝히는 제도지, 재판을 끝내는 도구가 아니다.

역사는 반드시 반복된다. 오늘의 거대 여당이 자기 진영의 사건을 지우기 위해 만든 길은 언젠가 반대편 권력이 자기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시 밟을 수 있다. 그때 민주당은 뭐라고 할 것인가. 법치주의의 위기는 법을 어길 때가 아니다. 법의 이름으로 법치를 허물 때가 치명적이다. 이번 특검법안이 그래서 위험하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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