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선거는 결국 ‘보이지 않는 표’를 어떻게 끌어내느냐의 싸움이다. 특히 대구처럼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일수록, 드러나지 않는 ‘샤이보수’의 움직임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나선 추경호 의원의 첫 행보는 상징성이 분명했다. 충혼탑 참배와 2·28민주운동 기념 회관 방문 간담회. ‘호국’과 ‘민주’라는 보수의 정통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선거의 출발선을 그었다. 메시지는 단순하다. “대구는 보수의 심장이고, 그 심장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상징은 시작일 뿐, 표로 이어지는 전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추 후보가 꺼내든 첫 번째 카드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명예선대위원장 위촉은 보수 결집을 겨냥한 포석이다. 하지만 이 카드가 ‘확장’이 아닌 ‘회귀’로 읽히는 순간, 효과는 반감될 수 있다.
지역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미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과거 대구에서 김부겸 후보와의 싸움에서 국회의원 자리를 내준 전력이 있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과연 현재 판세에 도움이 되느냐는 것이다. 특히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원로 중심 구도가 아닌 새로운 얼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금 대구 선거의 본질은 단순한 보수 결집이 아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상승세가 상징하듯, ‘변화 욕구’가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흐름을 읽지 못하면, 전통적 지지층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추 후보가 마주한 가장 큰 과제는 ‘침묵하는 보수’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일이다. 그러나 침묵은 단순한 지지의 표현이 아니라, 때로는 실망과 거리두기의 신호이기도 하다. 공천 과정의 잡음, 반복된 갈등,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그대로 찍어달라”는 호소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국 답은 ‘새로운 제안’에 있다. 경제를 내세운 후보라면, 지금 필요한 것은 구호가 아닌 체감 가능한 변화의 설계다. 청년 일자리, 산업 전환, 도시 경쟁력 같은 의제에서 기존 정치 문법을 넘어서는 메시지가 나와야 한다.
특히 젊은층을 겨냥한 인재 발굴과 전면 배치가 절실하다. 선거는 과거의 연장이 아니라 미래의 선택이다. 익숙한 얼굴로는 불안한 표심을 붙잡기 어렵다.
보수의 심장에서 벌어지는 이번 선거는 아이러니하게도 ‘보수의 방식’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국면에 들어섰다.
추경호의 선택은 분명하다. 결집에 머물 것인가, 확장으로 나아갈 것인가.
샤이보수는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그들이 움직일 이유가 아직 충분하지 않을 뿐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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