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티빙 오리지널인 ‘유미의 세포들’이 시즌3에 와서도 여전히 살아있다. 히트작들이 시즌2와 시즌3에 오면서 시들시들해지는 경우를 많이 봤지만 ‘유미의 세포들’은 그렇지 않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섞는 차별성이 흥미를 유발하고 있는데, 유미의 세포들이 각각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서로 영향을 미치며 함께 사랑하고 성장하는 일상 로맨스물이라는 설정이 드라마를 더욱더 특이하고 재미있게 만든다.

시즌1, 2에서 활약했던 세포들은 다양하다. 이들 캐릭터들은 귀엽기까지 하다. 시즌3에도 서사 구조에 맞게 나왔다 들어갈 것이다. 주로 낮에 활성화되는 이성세포, 이성세포와 대립하면서 밤에 주로 활동하는 감성세포. 사랑세포는 파란 옷이 아닌 분홍색 옷을 입고 있다.
응큼세포는 음란한 말을 하는 성욕세포다. 꾸안꾸나 원피스 등을 추천하는 패션세포, 히스테리우스, 불안세포, 머리에 떡꼬치를 달고있는 출출세포 등도 있다. 동면하다 깨어난 자존심세포, 엔도르핀, 시러시러세포 등 끝이 없다. 반백수가 된 낚시세포는 ‘빡돔’들을 엄청 건져올린다.
이런 이야기를 누가 썼는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송재정 작가는 원래 순풍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똑바로 살아라', '귀엽거나 미치거나' '거침없이 하이킥' 등 시트콤을 쓴 드라마 작가다. '거침없이 하이킥'은 시트콤이지만 미스터리 장르 등의 융합이 당시로서는 새로워보였다.
이처럼 송재정 작가는 장르와 캐릭터들을 변주하며 새로운 실험을 즐긴다. ‘크크섬의 비밀'에서는 시트콤과 스릴러를 같은 형식으로 혼합하였다.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은 과거로의 타임슬립 방법이 해외 소설과 유사했음에도 판권 구입을 하지 않고 제작해 논란이 일었지만 많은 덕후 시청자를 양산하기도 했다.
‘W’는 웹툰 세계와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차원이동으로 마음껏 상상력을 펼쳐보였다. 컴퓨터속 웹툰의 사람이 실제 사람모습으로 변해 모니터 밖으로 나오는 모습은 아직 기억에 남아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는 증강현실(AR)이라는 소재를 드라마로 가져와 게임과 실사를 접목함으로써 이질적 세계가 어우러지는 경험을 선사했다.
시트콤을 많이 써본 드라마 작가는 협업에 강하다. 드라마만 써온 드라마 작가는 혼자 작업하는데 익숙하다. ‘유미의 세포’도 협업의 효과를 십분 살릴 수 있는 콘텐츠다.

‘유미의 세포들’은 남자주인공은 바뀌고 있지만 여자주인공은 바뀌지 않는다. 만약 바뀌면 제목도 바꿔야 한다. 김고은만한 캐스팅은 없다. ‘치즈인더트랩’과 ‘유미의 세포들’은 김고은이 아닌 대체재를 찾기 힘들다. 캠퍼스에서 복학생 선배와 연애하며 헤헤거리는 모습이나, 지금 보여주는 연애의 초기 감정을 포현해내는 건 리얼리티가 강하게 느껴지는 드라마판 ‘연프’에 가깝다.
시즌3는 시즌1, 2와는 다른 서사구조다. 유미 작가가 스타작가가 됐지만 무뎌진 감정과 건조해진 일상에 빠졌다. 이래서는 로맨스물을 쓸 수가 없다. 3년째 연애 휴식기를 가졌으니, 모든 감정세포들은 긴 동면에 들어가며면서 감정이 완전히 식어버렸다. 뭔가 새롭고 신선한 자극이 필요하다. 유미는 감정을 깨워보기 위해 스카이다이빙 같은 짜릿한 체험에 나서기도 한다.
싱어송라이터 신승훈도 연애를 할 때는, 또는 연애경험 감정이 남아 있을 때는 작곡 작사를 다 하지만, 연애를 안한 지 너무 오래됐을 때의 작사는 심현보나 양재선에게 맡긴다. 억지 사랑의 감정, 거짓 사랑의 감정을 써내려가기 곤란했던 모양이다.
극중 유미 작가도 마찬가지도. 일밖에 모르던 저전력, 무자극 모드의 일상 속에서 뭔가 탈출구가 필요하다. 이럴 때에는 사랑이 필요한데, 자신의 작품을 담당하는 출판사 신순록 PD(김재원)가 새로 오면서 감정세포들이 급속히 살아나기 시작했다. 잘 생기고 키도 크다. 짝사랑 일발 장전이 된 것이다.
하지만 신순록은 냉정하고 너무 이성적이다. 완벽한 집돌이다. 유미가 극F라면, 순록이는 극T 성향이다. 순록은 이성세포만 가동하고 에너지를 덜 사용한다. 대화중 유미 작가가 가끔 돌보는 반려견 말티즈가 지능이 낮다고 하고, 심지어 똥을 먹는다고 해 수많은 ‘빡돔’ 세포를 부활시기게 했다. ‘세대공감 지옥’이다.
그렇다고 순록이 싫어지지 않는다. 자신에게 접근하는 김주호 작가(최다니엘)는 분명하게 거절하지만 신순록과는 다른 감정의 결을 드러냈다.

짝사랑은 힘들다.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차분할 수 있겠는가”부터 “짝사랑에선 여지를 줘야 썸으로 넘어가는데, 김주호는 여지를 주지만 순록은 그렇지 않다”까지 갖가지 궁리를 하게된다. 어쨌든 감성세포는 살아났다. 김고은은 짝사랑이지만 연애 초입의 설렘과 민망함 등 미묘한 감정선을 현실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
유미를 표현하는 배우 김고은은 아직 짝사랑이지만, 충분히 매력적이다. 특히 해사한 눈웃음은 최고 무기다. 머지않아 순록도 사랑에 빠질 것이다. 극T들은 사랑고백을 어떻게 하지? 앞으로 만들어나갈 유미와 순록의 '혐관' 로맨스 향방과 각종 감정세포의 활약이 기대된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