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국내 전분 및 당류(전분당) 가격을 장기간 담합한 혐의를 받는 식품업체 임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약 8년에 걸쳐 10조원대 규모로 이뤄진 담합으로 제품 가격이 최대 60~70%가량 인상되며 소비자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나희석)는 23일 대상·사조CPK·CJ제일제당 3개 법인과 각 회사의 대표이사 등 전·현직 임직원, 전분당협회장 A씨 등 총 25명(법인 3곳·개인 22명)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함께 담합 의혹이 제기됐던 삼양사는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분당 및 부산물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을 원료로 만든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을 지칭하며 과자, 음료, 유제품 등 식품 전반에 폭넓게 사용된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제품별 가격 변동 시기와 폭을 사전에 합의하고 이를 거래처에 관철시키는 방식으로 부당 이익을 취했다. 특히 서울우유, 농심 등 대형 수요처 입찰에서도 짬짜미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담합 규모는 약 10조1520억원으로 국내 식료품 담합 사건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는 △전분당 가격 일반 담합 약 7조2980억원 △서울우유·한국야쿠르트·농심 등 대형 수요처 입찰 담합 약 1조160억원 △부산물 가격 담합 약 1조8380억원 등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범행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전분 가격은 최대 73.4%, 당류 가격은 최대 63.8%까지 상승했으며, 물엿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평균 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담합 이전보다 크게 오른 가격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나희석 부장검사는 "가격 상승 피해가 불특정 다수 소비자에게 전부 전가됐다"며 "영업이익률이 통상 4~5% 수준인 식품업계에서 해당 업체들은 10% 이상을 초과 달성하는 등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지난 2월 대상·CJ제일제당·삼양사·사조CPK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두 차례 고발요청권을 행사했다. 지난 16일 대상 김모 사업본부장을 구속 기소한 데 이어, 이날 나머지 21명을 불구속 기소하며 수사를 마무리했다. 앞서 청구된 구속영장 가운데 김 본부장에 대해서만 발부됐으며, 각 사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담합 가담 소명 부족' 및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없음' 등을 이유로 기각됐다.
이번 기소 대상에서 제외된 삼양사에 대해 나 부장검사는 "수사 협조 등 수사 과정을 전반적으로 고려했다"며 "공범자 재판 경과를 확인한 후 최종 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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