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1분기 외형 성장을 이뤄냈지만, 노동조합과의 이견 차이로 바이오 CDMO(위탁생산개발) 입지가 위축될 위기를 맞았다.
![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정문 앞에서 상생노조가 단체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https://image.inews24.com/v1/66575a66c5736c.jpg)
역대급 1분기 성적표…美 공장 실적 더해지면 연매출 전망 상향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25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2576억원( 26%) 늘었다. 영업이익은 5808억원으로, 1506억원(35%) 증가했다. 창사 이래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실적 개선은 1~4공장과 5공장이 이끌었다. 기존 공장이 안정적으로 가동된 데다 5공장 가동률이 올라오면서 생산능력이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회사는 이런 흐름을 반영해 지난 1월 제시한 연매출 성장 가이던스 15~20%를 유지했다. 이를 지난해 매출 4조5570억원에 적용하면 올해 매출은 약 5조2400억~5조47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망에는 미국 록빌 공장 인수에 따른 매출 기여분이 빠져 있다. 인수가 지난달 말 마무리된 만큼, 올해 연간 실적에 인수 효과가 곧바로 전부 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회사는 관련 실적이 반영되는 시점에 맞춰 수정 가이던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록빌 공장은 메릴랜드주에 있는 삼성바이오의 첫 미국 생산 거점이다. 과거 GSK가 보유했던 시설로, 2개 cGMP(우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설비를 갖춘 총 6만리터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원료(DS)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고객 이전, 생산 일정 조정, 가동 안정화, 추가 투자 여부에 따라 실제 매출 기여 속도는 달라질 수 있다.
록빌 공장의 구체적인 예상 매출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삼성바이오가 작년 5개 공장 기준 78만5000 리터 생산능력으로 연매출 4조5570억원을 올린 점을 감안하면, 록빌 공장은 단순 환산상 연 3000억원대 중후반의 매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추정된다.
실적 둔화 우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산 11조9950억원, 자본 7조9228억원, 부채 4조722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51.4%, 차입금 비율은 11.6%로 재무 구조는 안정적이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이어지는 생산업 특성을 감안하면 외부 차입 의존도도 높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매출 1조2571억원, 영업이익 5808억원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외형 성장과 재무 안정성을 함께 유지한 셈이다.
다만 재무 여력이 곧 노조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노조는 임금 14% 인상과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영업이익의 20% 수준 성과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가 제시한 임금 인상률은 6.2%, 영업이익의 10%의 성과급 지급 등을 제안했다. 노조 요구안이 반영되면 일회성 비용과 고정 인건비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실적이 좋은 해에는 버틸 수 있어도, 이런 보상 기준이 굳어지면 회사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공장 가동률 확대와 록빌 공장 안착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특히 록빌 공장 인수와 함께 현지 인력 500명 이상을 고용 승계하기로 하면서, 고객 이전과 운영 안정화, 조직 통합까지 병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거점 확대 효과가 본격 실적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본다.
재무 체력만 보면 삼성바이오가 이런 비용을 단기에 감당하지 못할 회사는 아니다. 그러나 CDMO 사업은 설비 투자와 공장 증설, 품질관리, 고객 대응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산업이다. 회사가 노조 요구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업계가 노사 갈등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의 고민은 돈이 있느냐 보다 돈을 어디에 먼저 써야 하느냐에 가까운 것 같다"며 "보상 여력은 있지만, 현재 생산능력 확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회사는 노조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결과는 이르면 24일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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