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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하나 두고 엇갈린 운명⋯1조 '성남 원도심 재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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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소송'에 상대원 2구역, 표류 장기화 우려
LH 참여 '8700가구' 3구역, 안정성 기대 속 '속도·상품성' 시험대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재개발 현장이 뚜렷한 대비를 보이고 있다.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상대원2구역과 3구역은 각각 민간 재개발의 리스크가 현실화된 사례와, 공공재개발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현장으로 평가된다.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이라는 구조적 변수 속에서, 성남 원도심 재개발의 성패는 결국 ‘브랜드’보다 사업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구조, 즉 ‘완주 가능성’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대원사거리 인근에서 바라본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지 전경. 2025.11.25 [사진=이효정 기자 ]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대원사거리 인근에서 바라본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지 전경. 2025.11.25 [사진=이효정 기자 ]

"착공 코앞인데"⋯소송과 수사에 멈춘 상대원2구역

23일 업계에 따르면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재개발사업장인 상대원2구역은 최근 시공사 공백 상태에 빠졌다. 조합은 지난 11일 임시총회에서 기존 시공사 DL이앤씨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가결했지만, 후속 시공사로 추진한 GS건설 선정안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DL이앤씨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데다 조합장 수사와 해임 갈등까지 겹치면서, 사업 추진 주체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이다. 철거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사업이 멈춰 서면서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상대원2구역은 상대원동 일대에 지상 최고 29층, 5090가구 규모 공동주택 등을 짓는 대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1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공사 지연에 따른 금융 부담은 결국 조합원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시공사 공백으로 기존 자금 조달 구조가 흔들리면서, 이주비 대출 이자를 조합원이 직접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어서다.

부담은 단순한 이자 수준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 이주비 대출 금리는 기본 3~4%대, 추가 대출은 6~1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10억원을 대출받았다고 가정하면 연간 약 4500만원의 금융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사업이 1~2년만 지연돼도 수천만원에서 1억원에 가까운 추가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유사 사례도 적지 않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에서는 금리 상승으로 이주비 이자가 월 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며 조합 전체 이자 부담이 2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2년 약 6개월간 공사 중단 사태를 겪은 둔촌주공의 경우, 사업 지연으로 조합원 1인당 추가 분담금이 최대 2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여기에 최근 3.3㎡당 공사비가 30~50%씩 뛰는 등 비용 압박이 커지면서, 공사비 재협상과 소송이 장기화할 경우 착공 지연은 물론 조합원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동시다발적으로 오르면서 공사비 증액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며 “조합이 시공사와 장기 소송이나 갈등에 매몰될 경우 단순한 공사비 인상분뿐 아니라,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과 기회비용 손실이 조합원 개개인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대원사거리 인근에서 바라본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지 전경. 2025.11.25 [사진=이효정 기자 ]
성남 상대원3구역 재개발 사업 위치도.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LH)]

'LH 카드' 꺼낸 상대원3구역…2구역과 다른 길 갈까

바로 옆 상대원3구역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맡는 공공재개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면적 45만㎡, 약 8700가구 규모로 단일 구역 기준 전국 최대 수준이다.

지난 2월 성남시는 LH와 3구역 재개발 사업시행 협약을 체결하고, 공공임대주택 확보를 통한 이주대책 마련과 함께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LH가 참여하는 공공재개발은 자금 조달 안정성과 행정 지원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구조로 평가된다. 성남시가 도입한 ‘순환정비방식’ 역시 이주단지를 활용해 주민을 순차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이어서, 기존 재개발에서 반복돼 온 이주 지연과 금융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현장에서도 상대원2구역과의 대비 속에 3구역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단대오거리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2구역은 시공사 갈등과 소송 등으로 사업 일정이 사실상 기약 없이 밀린 상태지만, 3구역은 공공이 시행하는 만큼 상대적으로 사업 추진이 안정적일 것이란 인식이 강하다”며 “절차만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속도 면에서도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의 대원사거리 인근에서 바라본 상대원2구역 재개발사업지 전경. 2025.11.25 [사진=이효정 기자 ]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상대원3구역 토지이용계획도. [사진=한국토지주택공사(LH)]

주민들의 기대도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A씨가 공유한 한 주민 커뮤니티에서는 “LH가 시행을 맡은 만큼 늦어도 2029년이면 이주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는 공식 일정이 아닌 기대 섞인 관측에 가까워, 실제 이주 시점은 인허가 속도와 사업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3구역 소유주 B씨는 “2구역 상황을 보면서 불안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공공이 시행하는 만큼 사업이 아예 중단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지 않겠느냐”며 “규제 부담은 고민되지만 장기적으로 자산가치를 보고 가족 간 증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이 해답일까…결국 관건은 ‘사업 지속 가능성’

물론 공공재개발이 모든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대규모 사업 특성상 인허가, 설계, 시공 단계에서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고, 공사비 상승 자체를 통제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를 봐도 공공재개발의 성과는 엇갈린다. 성남 금광1구역은 사업 지연을 겪다 LH 참여 이후 정상 궤도에 올라 입주까지 마무리됐지만, 광명7구역은 시공사 선정 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지며 일정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결국 고금리 환경에서 재개발의 성패는 단순한 속도를 넘어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원2구역과 3구역의 대비는 향후 정비사업의 핵심 기준이 ‘브랜드’에서 ‘리스크 관리’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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