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전 결정한 하만 인수가 전장 사업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약 80억달러(약 9조4000억원)를 투입해 하만을 인수했다. 당시 국내 기업 해외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였다.

10년째 성장곡선…매출 2배 이상 증가
삼성전자는 22일 하만 인수 10주년을 맞아 전장 중심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하만은 지난해 매출 15조7833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다.
인수 이듬해였던 2017년 매출 7조1034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9.7% 수준이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매출 10조원을 처음 넘어선 이후 증가세가 이어졌다. 2023년 14조3900억원, 2024년 14조2500억원을 거쳐 2025년 15조원대로 확대됐다.
하만의 실적 성장세는 사업 구조 변화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매출의 65~70%가 전장 사업에서 나온다. 디지털 콕핏과 카오디오 분야에서는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 콕핏은 차량 내 디스플레이, 인포테인먼트, 통신 기능을 통합한 시스템이다. 차량을 하나의 전자기기로 만드는 핵심 영역이다.
하만은 인수 이전까지 오디오 중심 기업이었다. JBL, AKG, 하만카돈 등 브랜드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반도체·모바일에서 미래차 전장 영역 확대
하만 인수는 삼성의 사업 확장 전략과 맞물린 결정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반도체와 모바일 중심에서 미래차 전장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하만을 선택했다. 차량을 단순 기계가 아닌 연결된 IT 기기로 보는 접근이다.
삼성전자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도 나타나고 있다. 하만의 전장 솔루션은 삼성의 반도체, 이동통신, 디스플레이 기술과 결합됐다. 차량 내 연결성과 데이터 처리 기능을 강화하는 구조다.
5G 기반 통신, 차량용 엑시노스 칩, 스마트싱스 플랫폼과 연계해 커넥티드카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만 인수 이후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하만 관련 투자 확대가 두드러진 해였다.
하만은 지난해 독일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를 약 2조6000억원에 인수했다. 자율주행용 카메라 기술과 데이터 기반 역량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같은 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도 약 5000억원에 인수했다. B&W, 데논, 마란츠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가 추가됐다.
이보다 앞서 2023년 음악 플랫폼 룬, 2022년 증강현실 기반 차량용 소프트웨어 기업 아포스테라를 인수하며 사업 영역을 넓혔다.

총수 직접 챙긴 전장 사업…완성차 협력 확대
이재용 회장은 하만 인수 이후 전장 사업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과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만나는 자리에서 배터리뿐 아니라 하만 전장 부품 공급까지 함께 논의해왔다.
이 과정에서 하만 최고경영자(CEO)가 동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은 총수가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계열사가 이를 구체화하는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다.
하만 역시 이 같은 구조 속에서 완성차 업체와 협력 범위를 확대해온 것으로 보인다.

세계 1등 오디오 명가 자존심
전장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바뀌었지만 오디오 경쟁력도 유지하고 있다.
하만은 JBL, AKG, 하만카돈, 마크레빈슨 등 다수의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용 제품부터 하이엔드 음향까지 아우르는 구조다.
JBL은 블루투스 스피커와 포터블 오디오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공연장과 영화관 등 무대 음향 분야에서도 주요 장비로 사용된다.
프리미엄 오디오 영역도 확대됐다.
하만은 지난해 미국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 인수를 통해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 마란츠 등 브랜드를 추가했다. 하이엔드 제품군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이로써 하만은 대중형 제품부터 초고가 음향까지 전 영역을 포괄하는 구조를 갖췄다.
업계에서는 하만이 멀티 브랜드 전략을 기반으로 오디오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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