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화장품업계 친환경 경쟁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재생 플라스틱 용기와 친환경 포장재를 앞세우던 생산 단계 경쟁에서, 소비자가 직접 공병을 반복 사용하는 사용 단계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의 실제 행동 변화를 끌어내는 브랜드가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로마티카 4월 리필데이 현장. [사진=아로마티카]](https://image.inews24.com/v1/0cf176a31a6f8c.jpg)
21일 업계에 따르면 아로마티카가는 매달 21일을 '리필데이'로 정했다. 사용을 마친 화장품 공병을 매장에 가져오면 대상 제품을 다시 채워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브랜드와 관계없이 기존 화장품 용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단순 판촉 행사라기보다 소비자를 순환 구조 안으로 끌어들이는 참여형 모델에 가깝다는 평가다.
리필 과정도 간단하다. 직원이 용기의 상태를 확인한 뒤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정해진 용량까지 무료로 리필 받을 수 있다. 이달 리필 가능한 제품은 서렌 바디워시 라벤더&마조람, 주방세제 레몬&오렌지, 바이탈라이징 로즈마리 컨센트레이티드 에센스 등 세 종류다. 리필 제품은 매달 달라진다.
그동안 업계의 친환경 전략은 제조 단계에 집중돼 왔다. 재생 원료를 사용한 용기, 분리배출이 쉬운 패키지, 포장재 축소 등이 대표적이다. 기업이 친환경 요소를 설계하고 소비자는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구조였다. 반면 리필 모델은 소비자가 용기를 보관하고 다시 가져와 재사용해야 완성된다. 친환경 책임이 기업 단독 영역에서 소비 단계까지 확장되는 셈이다.
업계가 이 같은 모델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소비 환경 변화가 있다. 경기 둔화와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격 효용을 따지는 소비가 강화됐고 친환경 소비 역시 상징성보다 체감 가치가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친환경 메시지를 강조하는 방식만으로는 소비자 선택을 이끌기 어려워졌고 비용 절감이나 실질적 편익을 함께 제공해야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로마티카 4월 리필데이 현장. [사진=아로마티카]](https://image.inews24.com/v1/a2065e75143e25.jpg)
오프라인 매장 전략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온라인 구매 비중이 커지면서 화장품 매장은 단순 판매 공간만으로 차별화가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체험, 상담, 맞춤 서비스 등 방문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가 커졌는데, 리필 서비스는 친환경 경험과 매장 방문 동기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아로마티카는 2021년부터 100% 재생원료 PET 용기를 도입해 자원 순환 체계를 확대해왔다. 여기에 공병 회수와 재활용을 넘어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재사용 프로그램까지 운영하면서 친환경 전략의 범위를 사용 이후 단계까지 넓히고 있다. 친환경 경쟁의 전선을 생산 공정에서 소비 시스템으로 옮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아로마티카 관계자는 "리필데이는 단순히 제품을 다시 채워주는 행사가 아니라 소비자가 자원 순환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한 프로그램"이라며 "친환경이 기업의 일방적인 메시지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의 일상 속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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