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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의 문화인사이트]‘쇼미더머니’ 세계인이 주목하는 콘텐츠가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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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서병기 기자] “전설이 됐어. MAMA MAMA~”(트레이비&제프리 화이트)

지난 2일 종영한 Mnet ‘쇼미더머니12’는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시즌12까지 길게 이어져 왔지만 비슷한 시즌의 반복이될 수도 있는 한계를 뛰어넘었다.

김하온 [사진=Mnet]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는 의미는 단순히 역대 최다 규모인 3만 6천여명 지원, 높은 시청 점유율, SNS(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 합산, 2026년 3월 31일 기준) 누적 조회수 11억 뷰 돌파라는 양적인 성과에 머물지 않는다.

필자가 생각하는 의미있는 족적의 포인트는 완성도 높은 무대가 많았다는 점이다. 특히 9명에서 5명으로 추려지는 세미파이널의 무대 대다수가, 그리고 프로듀서 합동공연 전체가 멋있는 무대가 많아 유튜브 등에서 2차, 3차적 확산의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김하온은 최종 우승을 차지했지만 스트레스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그 고민을 안으로 삭이는 스타일이다. 착한 랩을 능숙하게 구사하는 그의 모습은 이미 익숙해져버렸다. 이젠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여기는 ‘고등래퍼’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김하온은 실력으로 우승했다. 평화를 사랑하고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는 가사들을 선보여왔던 김하온은 이번 팀 디스 미션에서는 같은 소속사인 나우아임영에게 “힙합은 멋? 아니 실력이야”라고 디스하기도 했다.

태국래퍼 밀리 [사진=Mnet]

최종 순위 4위를 차지한 태국 래퍼 밀리(MILLI)를 발견한 것도 쇼미더머니의 확장을 잘 보여준다. 어린 나이에 코첼라 무대에도 선 2002년생 태국 래퍼 밀리는 초반 60초 랩 미션부터 태국어, 영어, 한국어를 골고루 섞어가며 흔들리지 않는 랩을 구사해 시청자들을 집중시켰다. 밀리가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말까지 나왔다.

밀리는 프로듀서 합동공연에서는 로코와 ‘아에이오우(AEIOU)’라는 압도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세종대왕이 안계셨다면 이 노래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글로벌 스타가 ‘아에이오우’를 외칠 때 한국인들은 기분이 좋았을 것이다. 밀리는 태국과 한국을 오가는 빡빡한 일정을 모두 소화하면서도 ‘쇼미더머니12’의 미션들을 거의 완벽하게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레이비 [사진=Mnet]

최종 3위에 오른 트레이비는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흥겹고 편하게 할 줄 아는 아티스트라는 점이 최고 매력이다. 쇼미더머니에 첫 출전했음에도 자신만의 독보적 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9명이 참가해 최종 5명을 가리는 세미파이널전에서 탈락한 라프산두는 자신의 랩을 부각시켰음과 동시에 아쉬움이 남는다. 라프산두는 연세대를 10년만에 졸업해서 관심이 가는 게 아니라, 트레이비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자신의 랩을 만들어가는 인상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TOP5를 뽑는 세미파이널에서 탈락한 제네 더 질라의 집념도 칭찬해줄만하다. 쇼미더머니 8번째 도전이다. 속사포 래퍼 슈퍼비도 출연할 때마다 실력이 늘어 현란한 랩 구사를 보여주었듯이, 제네 더 질라의 기량도 도전할 때마다 우상향이었다.

‘쇼미더머니’ 시즌12는 운영의 묘도 잘 살렸다. 반주도 없는 체육관 1차 예선전, 60초 랩 미션(불구덩이), 1대 1 데스매치 등 속도감 있는 코너들은 계속 유지하면서도 체육관 예선에서 누락될 수도 있는 실력자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야차의 세계’를 OTT와 협업하며 신설해 세계관을 확장시켰다. TOP5에 오르고 최종 5위를 차지한 메이슨홈은 ‘야차의 세계’에서 다시 올라온 케이스다. 또 야차의 세계는 언텔, 캄보 등 래퍼들의 재발견도 이끌어냈다.

필자는 ‘쇼미더머니’ 시즌12를 보면서, 특별한 느낌이 들었다. K-팝, K-콘텐츠의 열기에 K-힙합도 점점 글로벌 확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이 전세계 32개 지역에서 24개 언어로 도전하면서 챌린지로도 이어졌다. 외국인 래퍼가 ‘아에이오우’라고 K-힙합을 구사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최종 순위 2위 나우아임영 [사진=Mnet]

한번 힙합을 하면 끝까지 힙합만 하는 삶을 살 수도 있지만 한 아티스트안에서도 장르의 다양화, 장르의 섞임으로도 힙합은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최근 인스파이어에서 공연을 하며 잘나가는 남성 솔로 가수 우즈는 ‘프로듀스 X 101’을 통해 2019년부터 X1의 멤버로 활동했지만 2016년 ‘쇼미더머니5’에도 참가했다. 우즈(당시 이름은 조승연)는 1대1 배틀에서 경력의 플로우식을 지명해 패했지만, 그의 하이톤의 미성 랩은 분명 기억에 남았다. 경력이 적어 세련됨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그때의 랩은 요즘 그가 시도하는 음악장르인 락, 발라드, 랩 등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즈의 최고 히트곡 ‘드라우닝’은 일반 팝 발라드가 아니다. 처절한 절규의 발라드인데, 썩 잘 어울린다. 발라드 가수 신승훈은 ‘애틋’ 감성까지 표현해봤다고 했는데, 우즈는 처절 발라드를 개발한 셈이다.

우리나라는 아이돌 역사가 '압축성장'을 보일 수밖에 없다. 웬만한 보이그룹, 걸그룹을 새로 발표해도, 과거 아이돌과 어느 정도는 겹칠 것이다. 새롭게 보이지 않는다. 작년 데뷔한 신인 아이돌 보이그룹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팀은 '코르티스'일 것이다. 코르니스는 아이돌(연습생)에서 뽑지 않고 인디 느낌이 나는 멤버들로 대형제작사(하이브)가 오버그라운드화시킨 것이다. 그래서 초보 아이돌에서 빈틈 없는 아이돌로 성장시킨 콘텐츠와는 확실히 다르다.

싱어송라이터 테일러 스위프트도 팝송(팝, 팝록, 신스팝/일렉트로팝)을 구사하며 오랜 기간 정상의 솔로가수로 군림하다 코로나 직전에는 약간의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기간동안 칩거하며 어릴 때 내슈빌에서 부르던 포크와 컨트리 뮤직으로 돌아가 2020년 한해동안 ‘folklore’ ‘evermore’ 등 2개의 정규앨범을 내며 다시 전성기를 맞게됐다. 한해동안 무려 34곡의 신곡을 만든 것이다. 두 음반 모두 포크 색채가 강한데, 후자는 팝 느낌이 조금 더 가미되었다.

요즘도 테일러 스위프트가 피아노 안으로 들어가 물속에 휩쓸리는 경험을 하고 피아노밖으로 나오는 뮤직비디오에 담긴 ‘folklore’ 수록곡 ‘cardigan’을 들으면 위안과 평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아티스트들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음악적 자산들을 활용해 변신과 다양화, 롱런의 기반을 구축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쇼미더머니’ 시즌12에서 불려진 힙합 음악들은 힙합 장르내에서도 경쟁하며 새로움을 보여주고 실력을 향상시키기에도 좋고, 또 다른 장르로 확장하며 음악적 탤런트를 보여줄 수도 있는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서병기 기자(w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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