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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책은 남고, 사람은 지워졌다”…김효린 컷오프에 남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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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로를 살리려던 한 정치인의 꿈, 공천 문턱에서 멈추다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논란이 대구 중구에서 다시 불붙고 있다.

중구의회 부의장인 김효린 대구시의원 예비후보가 공천에서 탈락했다. 그런데 그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정책은, 공교롭게도 같은 날 국회 법안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수첩 [사진=아이뉴스 24 DB]

정책은 살아남았고, 사람은 탈락했다. 그래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공천 갈등이 아니라, 한 정치인의 시간과 꿈에 대한 이야기로 번지고 있다.

김효린 예비후보의 정치는 화려하게 시작되지 않았다. 특별한 배경 없이, 스스로 길을 만들며 걸어온 시간의 연속이었다.

공예디자인과 금속디자인을 전공한 그는 대학 시절 직접 주얼리 쇼핑몰을 창업했다.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사업을 운영하며, 시장의 변화를 몸으로 배웠다.

10여 년간 패션과 유통 현장에서 버텨낸 경험은 그에게 하나의 질문을 남겼다. “왜 대구의 중심은 점점 멈춰가고 있는가.”

한때 청년과 문화의 심장이던 동성로. 그곳이 서서히 빛을 잃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그는 정치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K-STAR 콘텐츠 조성사업’이다.

동성로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만들겠다는 구상, 대구백화점 부지를 활용한 복합 문화타워,

상설 공연과 거리 콘텐츠, 그리고 K-POP 인재 양성까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구조와 실행까지 담은 설계였다.

그리고 4월 16일.

김기웅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문화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K-POP 기반 문화거점을 만들고 관광을 체류형으로 바꾸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날, 김효린 예비후보는 공천 컷오프 통보를 받았다.

같은 날, 같은 방향의 정책. 엇갈린 결과. 지역 정치권에서는 말이 나왔다. “정책은 채택됐는데, 왜 사람은 탈락했나.”

김 예비후보는 담담하게 말했다.

“정책은 중구를 위한 것이기에 법안으로 이어진 점은 감사하다. 하지만 그 정책을 만든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평가와 보상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의 말에는 분노보다 아쉬움이 담겨 있었다.

누군가의 오랜 고민이 정책이 되고, 그 정책이 도시의 미래가 될 수도 있다면, 그 출발점에 있었던 사람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김효린 예비후보의 정치 여정은 화려하지 않았다. 중구의회 부의장으로서 지난 4년간 어린이 통학로 안전 조례, 공동주택 재난 대응 체계, 침수 피해 예방 차수막,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인프라.

작고 느리지만, 사람의 삶 가까이에서 움직여온 정치였다.

그는 늘 말해왔다. “정치는 건물을 짓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설계하는 일”이라고.

이번 공천 컷오프는 한 사람의 정치 경로를 멈춰 세웠다. 하지만 그가 던진 질문까지 멈추게 하지는 못했다.

정책은 누구의 것인가.정치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그리고 공천은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되는가.

지역 정가는 지금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김효린 예비후보는 말한다. 자신은 여전히 배우는 중이라고, 여전히 도전하는 중이라고.

그리고 언젠가, 자신처럼 아무 기반 없이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길이 되고 싶다고. 동성로를 살리겠다는 꿈은 멈추지 않았다.

정치는 그를 밀어냈지만, 그가 설계한 미래는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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