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 정비사업인 ‘모아타운’이 공급 확대를 내세워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현장에서는 인프라 부족과 사업 완성도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특히 성북구 석관동 모아타운은 시공사 단일화 움직임 속에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정책 효과를 가늠할 ‘시험대’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까지 총 121곳의 모아타운 후보지를 선정하며 공급 기반을 넓혀왔다. 그러나 실제 착공에 들어간 곳은 강북구 번동을 포함해 1~2곳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지정 속도와 실제 공급 사이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북구에서 열린 '번동 모아타운 1호 착공, 조합원 초청의 날' 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d93ed8b0646995.jpg)
재정 지원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서울시는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최대 375억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최근 공사비와 보상비 상승을 감안하면 충분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특히 모아타운은 구역별로 사업이 나뉘는 구조여서, 대규모 재개발과 달리 도로·공원·학교 같은 기반시설을 일괄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석관동 일대 주민들도 비슷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한 주민은 “주거 밀도는 높아지는데 도로 여건은 그대로라면 교통 혼잡이 심해질 수 있다”며 “구역별 개발이다 보니 커뮤니티 시설이나 생활 인프라가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이 과거 서울시 정비사업 정책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도 지적한다. 오 시장 재임 시절 추진됐다가 이후 상당수 구역이 해제된 장위뉴타운, 수색·증산뉴타운 일부 사례를 거론하며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대응이 충분했는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다만 당시 뉴타운 해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외부 요인이 컸던 만큼, 단순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함께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모아타운은 노후 주거지 정비 속도를 높이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기존 저가 주거지를 대체하는 과정에서 주거 사다리 약화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강북구에서 열린 '번동 모아타운 1호 착공, 조합원 초청의 날' 행사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1166fb4bcbcf5.jpg)
석관1-7구역 모아타운 '한화' 단독 참여…브랜드 타운화 시동?
이 같은 정책적 논쟁 속에서 석관동은 실제 사업 진행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현장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6일 열린 성북구 석관동 1-7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2차 현장설명회에는 한화 건설부문이 단독 참여했다. 두 차례 연속 경쟁 입찰이 무산되면서 수의계약 전환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비사업 규정상 두 차례 입찰이 성립되지 않으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다. 조합 역시 한화 건설부문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조합 관계자는 “아직 더 지켜봐야겠지만 조합은 조만간 시공사 선정 총회 준비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석관동이 주목받는 이유는 모아타운 구조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개별 구역은 소규모지만 이를 묶으면 약 2886가구 규모까지 확대돼 사실상 대단지급 주거지 형성이 가능하다. 특히 석관1구역은 의릉 인접에 따른 높이 규제를 저층-고층 혼합 스카이라인으로 풀어낸 점이 특징이다. 문화재 경관을 유지하면서도 사업성을 확보하려는 설계 방식으로 평가된다.
최근 정비사업 시장에서 공사비와 고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여러 구역을 묶어 추진하는 모아타운 방식이 대안으로 거론되는 점도 석관동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배경이다. 지자체가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행정 절차를 지원하는 구조여서, 일반 재개발보다 초기 사업 리스크를 일정 부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돌곶이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는 “최근 강북권 대규모 재개발지들이 공사비 협상 난항으로 수년씩 지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모아타운은 규모는 작아도 사업 속도가 빠르고, 브랜드 타운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화 건설부문 역시 석관동을 전략 거점으로 보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석관동은 교통 여건이 양호하지만 규제로 저평가됐던 지역”이라며 “일대를 브랜드 타운으로 조성해 지역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세는 기대감 선반영… "초기 상승 국면, 검증은 필요"
시장에서는 개발 기대감이 이미 일부 반영되는 흐름도 감지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돌곶이역 인근 래미안아트리치 전용 84㎡는 올해 3~4월 11억원 중반대에 거래돼, 2023년 초 8억원대 중반과 비교하면 약 3억원가량 올랐다. 래미안석관은 9억원대, 석관두산은 7억원대 중반에 거래되며 구축 단지도 저점 대비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장에서는 실거주와 투자 수요가 함께 유입되는 모습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석관동 모아타운 후보지 내 전용 30~40㎡ 안팎 빌라 매매가는 현재 2억원 중반에서 4억원 초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이런 상승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모아타운 특성상 구역별 사업 속도 차이와 기반시설 확충 한계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남혁구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공간 연결성과 생활 인프라가 확보될 경우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면서도 “타운 완성도 측면에서는 중장기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석관동 모아타운은 서울 주택정책의 성패를 가늠할 시험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급 속도라는 정책 목표는 일정 부분 달성할 수 있겠지만, 인프라 확충과 주거환경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화 건설부문의 브랜드 전략과 서울시의 기반시설 보완이 맞물릴 경우 강북권 모아타운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구역별 개발이 분절적으로 진행될 경우 ‘완성도’ 측면의 한계가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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