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정부가 국내 탈모약 시장의 주류 성분인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관련 허가사항 정비에 나섰다. 기존의 성기능 관련 이상반응을 넘어 정신과적 부작용 가능성까지 경고 범위에 포함되면서, 장기 복용 환자가 많은 탈모 치료 시장 전반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d106f30a61e28.jpg)
16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의 안전성 검토 결과를 반영해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 성분 제제에 대한 허가사항 변경안을 마련했다. 현재 제약업계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변경안은 국내에 허가된 탈모 치료용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계열 의약품 전반에 적용될 전망이다. 단일제는 물론 해당 성분이 포함된 제제까지 포함하면 변경 대상은 192개 품목 이상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된 두 성분은 국내 탈모 치료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약물군이다. 피나스테리드와 두타스테리드는 대표적인 5-알파 환원효소 억제제 계열 탈모 치료제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탈모를 유발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로 바뀌는 과정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피나스테리드 처방 환자 수는 46만 4166명으로, 2020년 대비 103% 이상 늘었고, 두타스테리드 처방 환자 수는 45% 이상 증가했다.
식약처가 허가사항 손질에 나선 것은 그만큼 부작용 우려가 쌓여왔기 때문이다. 특히 성기능 장애를 단순한 신체 부작용으로만 보지 않고, 우울감이나 자살 충동 같은 정신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함께 경고했다는 점에서 변경안의 무게가 가볍지 않다. 여성은 기형아 출산 위험 등으로 처방이 제한적이어서 사실상 사용이 어렵다.
실제 관련 보고도 적지 않다. EMA가 지난해 검토한 유럽 약물감시 자료에 따르면 피나스테리드·두타스테리드 관련 자살 충동 보고는 총 325건이었고, 이 중 313건은 피나스테리드, 13건은 두타스테리드에서 보고됐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KAERS)이 2008년부터 10년간 파악한 피나스테리드 관련 부작용은 1426건, 두타스테리드는 1122건이다. 두타스테리드만 놓고 봐도 연평균 100건이 넘는 부작용이 보고된 셈이다.
변경안의 초점은 피나스테리드 1㎎ 제제에 대한 경고 강화에 맞춰져 있다. 기존에도 우울감 등 정신과적 이상반응에 대한 언급은 있었지만, 이번에는 극단적 선택 생각을 포함한 기분 변화와 성기능 장애 간 연관성이 한층 구체적으로 명시됐다. 관련 증상이 나타날 경우 약물 투여를 중단하고 의료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한 권고도 함께 담겼다.
두타스테리드 제제에도 변화가 생겼다. 기존에는 정신과적 부작용에 대한 별도 언급이 없었지만, 이번 개정을 통해 기분 변화와 우울증 관련 항목이 새로 추가됐다. 동일 계열 약물 전반에 걸쳐 안전성 정보를 보다 일관되게 제공해 임상 현장의 혼선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업계에선 이번 변경안으로 기존 탈모 치료제의 처방과 복약 지도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호르몬 억제 부작용을 줄인 신기전 탈모 치료제에는 시장의 시선이 더 쏠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허가 사항 강화가 당장 처방 중단으로 이어지진 않겠지만, 시장에 주는 신호는 분명하다"며 "제약사 입장에선 첨부 문서와 복약 안내 자료를 수정하고, 바뀐 안전성 정보를 의료진에게 다시 설명해야 한다. 경고 문구가 강화될수록 기존 마케팅 방식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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