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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대법 불법파견 인정에 직고용 속도…남은 과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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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포항·광양 협력사 불법파견 인정⋯냉연 포장 등 일부 파기환송
S직군 신설안에 하청 노조 "차별" 반발⋯기존 정규직도 역차별 우려

[아이뉴스24 최란 기자] 대법원이 포스코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불법파견을 최종적으로 인정했다. 포스코가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에 대한 직고용을 발표한 상황에서 나온 판결인 만큼 직고용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임금·복지 체계와 직군 설계 등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아 포스코로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

대법 "불법파견 인정⋯포스코 지휘·명령 아래 있어"

16일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포항제철소·광양제철소 사내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대부분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선박 접안·원료 하역, 래들 관리·슬래브 정정·코일 연마, 롤 정비·반출·연마, 배합 원료 생산·운반 등의 업무를 수행한 협력업체 소속 원고들에 대해 "포스코로부터 직접적으로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근거는 협력업체들이 포스코의 기존 작업 표준서를 기초로 거의 동일한 내용의 작업 표준서를 작성했다는 점, 포스코의 전산관리시스템·이메일·카카오톡 등을 통해 수시로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받았다는 점이다.

또 원고들의 업무가 포스코의 철강 생산공정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어 사실상 포스코 사업에 편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 원고들의 작업이 높은 전문성이나 기술성을 요하지 않는 단순·반복 업무인 데다 해당 업무에 필수적인 시설 대부분을 포스코가 소유했다는 점을 근거로 설명했다.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다만 냉연제품 포장 업무를 수행한 협력업체(포스코엠텍) 소속 원고들에 대해서는 파기 환송했다. 직접적인 업무상 지휘·명령을 받았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해당 협력업체는 1976년부터 포장 작업을 수행했고 1980년대 후반부터 자체 포장 설비를 설치·운영했으며 2004년경부터 포장 설비 특허를 출원하는 등 독자적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포스코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날 선고 뒤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는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를 차별 없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포스코엠텍 소송 7명 파기환송은 인정하기 어려워 자료를 보충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는 불법파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꼼수용 직접고용을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를 통해 온전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강조했다.

포스코, 구체적 임금·복지 등 해결 과제 남아

포스코는 이날 판결 직후 "대법원 판결 결과를 존중하며 승소한 직원들에 대해서는 관련 법적 절차에 따라 후속 조치를 진행하겠다"며 "이번 소송 승소 원고 215명에 한정하지 않고 유사 공정에서 근무하는 직원과 철강 생산 공정에서 조업과 직접 연관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조업 지원 협력사 현장 직원 약 7000명을 직고용할 계획"임을 재확인했다.

소송 결과와 관계없이 생산 공정 등과 직접 연관된 인원을 포괄해 직고용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2011년 첫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 제기 이후 장기간 법적 분쟁을 이어오다 2022년 대법원 판결로 55명을 직고용한 바 있다. 최근에는 포항·광양 제철소 협력사 현장직 약 7000명을 순차적으로 직고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포스코 정규직 인원의 약 40%에 달하는 규모다.

문제는 어떻게 고용하느냐다. 현재 거론되는 방안은 별도의 조업시너지(S)직군을 신설해 직고용하는 형태다.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오른쪽) 포항제철소를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전국금속노동조합 포스코 사내하청지회는 그러나 S직군 신설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지회는 "기존 정규직과의 차별을 명문화하는 기만적인 대책"이라며 "불법파견의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하청 노동자를 영원한 2등 시민으로 묶어두려는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지회는 조합원이 개인적으로 S직군 전환에 합의·서명할 경우 그로 인한 모든 법적·경제적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기존 정규직 노조도 불만이다. 서류전형과 필기시험, 면접 등 공개 채용을 거쳐 입사한 기존 직원들 입장에서는 별도의 전형 없이 일괄 편입되는 방식이 채용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시각이다.

김성호 포스코 노조위원장은 "(7000명 직고용 관련) 조합원에 대한 배려도 공감대 형성도 없었다"며 "입사 과정에서 쏟았던 치열한 노력과 직무의 고유한 가치는 훼손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포스코가 풀어야 할 남은 과제는 △직군 신설 또는 기존 직군 편입 여부 △구체적 임금·복지 기준의 확정 △기존 정규직과의 형평성 문제 해소 등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직고용은 제철소 안전 확보와 기존 조업 체계와의 원활한 통합을 고려해 입사를 희망하는 직원을 순차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라며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소통하며 원만하게 진행할 예정"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제철 등 업계로 번지는 직고용 불씨

한편 포스코의 직고용 발표와 이번 판결은 유사한 리스크를 안고 있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에도 영향일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포스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은 지난 2021년 현대ITC(당진)·현대ISC(인천)·현대IMC(포항) 등 자회사를 설립해 하청 근로자 4400여 명을 직고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자회사 전환을 거부한 노동자들은 여전히 본사 직고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올해 초 현대제철 하청 노동자 중 1213명에 대해 직접고용 시정 지시를 내렸다. 이에 현대제철은 현재 관련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의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의 직고용 발표는 현대제철 하청 노조 직고용 요구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아직 사측에서 직고용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직고용 관련해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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