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비거주 1주택자 퇴로 확보에 정부 딜레마⋯또 갭투자 허용?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이 대통령 '매도 방안 마련' 주문에 당국 고심⋯토허구역 취지 훼손 우려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매도 퇴로를 마련하라고 주문하면서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매물 출회를 유도해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는 분명하지만, 제도 설계에 따라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사실상 ‘전세를 낀 매매’, 즉 갭투자를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6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1주택자들 사이에서도 세를 놓고 있는 집을 팔고 싶은데 왜 우리는 못 팔게 하느냐는 반론이 많다”며 “지금은 1주택자에게도 같은 조치를 하는 것이 수요 자극보다는 공급 확대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국무회의 때까지 판단할 수 있도록 시행령 개정을 검토해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비거주 1주택자라 하더라도 일정 요건 아래 세입자가 거주 중인 상태에서 매도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는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경우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모두 매도가 쉽지 않았지만, 최근 정부가 다주택자에 한해 퇴로를 열어주면서 1주택자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구체적인 완화 방안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다. 지난 9일 정부 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적용 보완 방안’에도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로서도 형평성과 매물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갭투자 여지를 열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는 주택시장 규제 가운데서도 강도가 높은 축에 속한다. 해당 구역 내에서 주택을 취득하려면 지자체 허가를 받아야 하고,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돼 원칙적으로 갭투자가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세입자 거주 주택 매도를 허용하면 매물은 늘릴 수 있겠지만, 제도 취지와는 엇박자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토허구역 지정으로 주택시장의 매물이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제 와서 이를 해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토허구역 지정은 그대로 유지한 채 부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꼬였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도 정책 간 충돌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먼저 발표한 정책이 나중에 나온 정책에 영향을 주면서 정책 효과가 무너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비거주 1주택자에게 다주택자와 비슷한 퇴로를 만들어준다면, 매수자 입장에서 일시적으로 갭투자를 허용하는 셈이어서 정책 당국도 상당히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했다.

남산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비거주 1주택 퇴로 만들어준다면… 매물 얼마나 나올까?

관건은 실제 매물 증가 효과다. 비거주 1주택자에게 매도 길을 열어준다 하더라도, 다른 한편에서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전세대출 규제 강화가 함께 검토되고 있어 시장 영향은 단순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신규 전세대출 보증 금지, 기존 대출의 만기 연장 불허 등 강도 높은 대출 규제도 들여다보고 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국내 비거주 1주택자의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향후 매물이 늘어날 여지는 있다”며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은 세입자를 내보내고 직접 입주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매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향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변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김인만 소장은 매도 유인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비거주 1주택자가 소위 똘똘한 한 채를 보유 중이라면 한시적 갭투자 허용만으로는 매도할 유인이 적을 것”이라며 “다만 65~70세 은퇴 세대 중 일부는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수자 입장에서도 전세를 끼고 살 수 있다 해도 대출 규제가 워낙 강력해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비거주 1주택자의 초급매 물건이 나온다면 매수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향후 입주 시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부는 공급 확대와 투기 차단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비거주 1주택자의 퇴로를 넓히면 매물 유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실거주 원칙을 흔든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반대로 규제 완화 폭을 최소화하면 형평성 논란과 매물 잠김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예외 인정에 그칠지, 아니면 토허제 운영 원칙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와 대출, 실거주 예외 요건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 반응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효정 기자(hyoj@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비거주 1주택자 퇴로 확보에 정부 딜레마⋯또 갭투자 허용?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