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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보다 실?⋯배민, 5년여 만에 '스케줄 배달' 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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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라이더앱에 스케출 신청 기능 적용 안해⋯노조와 합의"
2021년 경기 오산 시범운영 후 약 5년 만에 전면 폐지 결정
라이더 '근로자성' 논란 우려한 듯

[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배달의민족이 5년여 간 진행해 온 '스케줄 배달' 실험을 종료했다. 시범 운영 중인 라이더 앱 '로드러너'의 사전 스케줄 신청 기능을 앞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노조와 합의하면서다. 배달 과정에 스케줄 기능을 적용하면서 얻는 득보다,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우아한청년들이 시범 운영 중인 라이더 앱 '로드러너'의 사전 스케줄 신청 기능을 미적용하기로 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우아한청년들이 시범 운영 중인 라이더 앱 '로드러너'의 사전 스케줄 신청 기능을 미적용하기로 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 물류서비스를 전담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최근 배달플랫폼노동조합과 협의를 통해 로드러너와 앞으로 개발할 신규 라이더앱에서 스케줄 기능을 적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재 로드러너를 운영 중인 경기 화성시와 오산시 지역의 라이더들도 향후 별도의 스케줄 사전 신청 없이 원하는 시점에 배달을 수행할 수 있도록 연내 모두 전환할 예정이다.

스케줄 신청 기능은 라이더가 사전에 자신의 배달 가능 시간을 예약 신청하고, 해당 일정에 따라 운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재 배민이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배차 시스템 '배민커넥트'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콜을 수락해 배달하는 구조라면, 스케줄 신청 기능 아래에선 라이더들이 사전에 등록한 일정에 따라 AI가 자동 배차한 배달 건을 수행한다.

배민은 지난 2021년 경기 오산 지역에서 스케줄 신청 기능을 핵심으로 한 라이더 앱 로드러너를 시범 운영하며 관련 시스템을 실험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경기 화성을 로드러너 시범 운영 지역으로 추가하고, 이후 제주 지역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스케줄 신청 기능을 고도화하는 모습이 이목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배민의 라이더 배차 시스템이 스케줄 신청 기능 중심으로 전면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배민은 스케줄 배달을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배달 품질이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요와 공급을 예측해 라이더가 특정 시간과 장소에 몰리거나, 라이더들이 거리가 멀고 난도가 높은 배달건을 가려 받는 일을 미연에 방지해 배차 지연 등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라이더들의 수익도 함께 우상향할 것으로 봤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도 나왔다. 배민에 따르면 로드러너 시범운영 지역인 화성시에서 주평균 40시간 이상 전업으로 일하는 라이더들의 월 평균수입이 로드러너 도입 후 6개월 만에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민커넥트를 이용한 인근 도시(수원·평택·용인) 전업 라이더의 월 평균수입과 비교해도 화성시 라이더의 월 평균수입은 33% 높았다.

우아한청년들이 시범 운영 중인 라이더 앱 '로드러너'의 사전 스케줄 신청 기능을 미적용하기로 했다. [사진=우아한청년들]
지난 1월 로드러너 도입 반대 집회 참석자들이 로드러너 폐지를 외치며 대형 현수막을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DB]

그럼에도 배민이 약 5년에 걸친 스케줄 배달 실험을 종료한 건, 최종적으로 얻게 될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라이더의 '근로자성' 판단이 애매해진다는 점이다.

현행 배민커넥트에서는 라이더가 원하는 주문을 수락하거나 거절할 수 있고, 근무시간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지만 스케줄 신청 기능이 적용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스케줄제에서는 △계획대비 실제 운행시간 △배달 건수 △수락률 등을 따져 라이더들의 등급을 나눠 시간대를 우선 배정하기에, 원하는 시간대에 만족할 만한 수익을 거두려면 사실상 고용노동자처럼 일해야 한다고 라이더들은 주장해 왔다. 4대보험과 각종 수당, 퇴직금 등이 없는 특수고용노동자인 라이더를 강제로 플랫폼에 묶어두는 꼴이라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오는 5월 1일 노동절을 목표로 '근로자 추정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관련 리스크 역시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근로자 추정제는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도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추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에는 배달 라이더 등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경우 민사 노동 분쟁이 생기면 자신의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제도가 도입되면 입증 책임이 사업자로 넘어가게 된다. 이에 따라 특수고용 노동자은 최저임금, 주52시간제, 퇴직금, 주휴수당, 4대 보험 적용 등을 이전보다 쉽게 요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언급된 국부 유출 논란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로드러너는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개발했다. 이 때문에 로드러너 도입이 확대되면, 배민이 시스템 사용 명목으로 거액의 수수료를 DH에 지불해야 한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배달앱 요기요는 과거 DH가 운영하던 시절인 2023년 한 해에만 1187억원을 로드러너 사용 수수료로 지급한 바 있다. 배민 노조 측과 라이더 측은 배민이 로드러너를 본격 도입할 경우 수천억원의 수수료를 DH에 지급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우아한청년들은 이번 스케줄 기능 폐지를 알리며 "당사는 라이더들의 더 나은 운행환경 조성과 운영 효율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이 라이더들의 운행 환경 개선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다윗 기자(dav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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