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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니 베낀다"⋯'짝퉁' 확산에 정부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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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초코파이·밀키스까지 글로벌 인기 제품 짝퉁 확산
기업 대응 한계...정부, 인증 마크 도입하고 분쟁 지원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해외 마트와 편의점에서 한국 식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만 인기가 높아질수록 이를 모방한 이른바 '짝퉁 제품'도 빠르게 늘어나며 업계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맛 재현을 넘어 제품명과 포장 디자인까지 유사하게 베끼는 사례가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대응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해외 상표권 보호와 단속 지원에 나서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유사 제품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 세계 곳곳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유사 제품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3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모방 제품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식품업계에서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인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 특히 불닭볶음면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약 10억개가 판매됐다.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는 주력 상품인 만큼 모방 제품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불닭볶음면은 현재 27개국에서 가품과 유사 제품이 발견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패키지 색상과 디자인, 제품명까지 실제 제품과 유사하게 제작돼 소비자가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제조사명이나 원산지 표기만 교묘하게 다르게 해 의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으면 구별이 쉽지 않다. 면·스프·후레이크 구성도 동일하지만 맛과 품질은 차이가 커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에는 유사한 콘셉트만 차용해 소비자 혼동을 유도하는 제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삼양식품은 상표권과 저작권 침해를 근거로 경고장 발송과 행정 조치 등 법적 대응을 병행하고 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될 경우 민형사상 조치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Buldak' 상표권과 패키지 디자인 저작권 등록을 주요 국가에서 확대하고 있으며, 포장 디자인을 보호하는 '트레이드 드레스'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국가별 제도에 따라 상표법, 저작권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활용해 대응하고 있다.

오리온도 모방 제품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베트남에서 현지 업체가 국내에선 '카스타드'로 알려진 오리온의 'Custas' 브랜드와 발음 및 외관이 유사한 상표를 출원하고, 포장, 디자인 등을 모방한 제품을 판매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오리온은 해당 업체에 경고장을 발송했고, 같은 해 2월 업체는 상표 상표 등록을 자진 철회하고, 상표권 침해 중지를 약속하는 문서를 오리온에 보냈다.

또 2018년에는 '초코파이' 상표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앞서 베트남 업체의 무단 상표 사용을 확인하고 베트남지적재산권조사기관(VIPRI)에 판단을 요청했으며, 베트남 특허청(NOIP)도 오리온의 독점적 상표권을 인정했다.

2023년 12월에는 중국 주하이 공베이 세관이 ‘ORION’ 상표가 표기된 일본 제조 캔디 제품의 수출을 적발했다. 오리온이 상표권 침해 사실을 통보하자, 공베이 세관은 2024년 7월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했다.

전 세계 곳곳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유사 제품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롯데칠성음료가 러시아에서 판매 중인 밀키스(위) 제품과 유사한 제품(아래). [사진=제품 판매처]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 역시 해외 인기와 함께 유사 제품이 등장한 사례다. 밀키스는 러시아 유성탄산음료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유 풍미와 탄산을 결합한 독특한 맛과 다양한 과일 라인업이 현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밀키스와 유사한 제품들이 함께 판매되고 있다. 현지 업체의 '밀크웨이브'와 국내 업체의 '밀키'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정품 대비 20~30% 낮은 가격으로 유통되며 시장 혼선을 키우고 있다.

문제는 기업 단독 대응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이다.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시간과 비용 부담이 크고, 승소하더라도 모방 업체가 이미 수익을 확보한 이후인 경우가 많다. 이후 일부 요소를 변경해 다시 시장에 진입하는 사례도 반복되고 있어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지난 1월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삼양식품은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27개국에서 분쟁 중"이라며 "해외에서 K-브랜드 보호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상표권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렇듯 K-푸드의 글로벌 인기와 함께 위조 상품 문제가 확산되자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달 31일 주요 수출 제품에 K-브랜드 인증 마크를 도입하고, 상표권 침해 발생 시 정부가 분쟁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K-브랜드 위조 상품 유통 규모는 약 11조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약 7조원의 매출 피해를, 정부는 1조8000억원의 세수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자리 감소 규모도 1만4000개에 이른다.

전 세계 곳곳에서 판매 중인 불닭볶음면 유사 제품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K-브랜드 정부인증제도 도입 방안. [사진=지식재산처]

새로 도입되는 K-브랜드 인증 제도는 수출 제품에 인증 마크를 부착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국산 제품임을 인증하는 표식을 만들어 해외 70개국에 등록하면, 기업은 자발적으로 이를 활용하는 구조다. 인증 상표의 해외 등록은 올 하반기부터 추진될 예정이다.

또 소비자가 제품을 스캔하면 진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위조 제품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기 제품이 등장하면 유사 제품이 뒤따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포장과 디자인까지 유사하게 만들어 소비자 혼동을 유도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화될 경우 해외 분쟁 대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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