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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 멈춰도 KB금융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구축은 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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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하이브리드 결제 기술 선제 확보
원화코인 주도권·저원가성 예금 두 토끼 잡기

[아이뉴스24 김덕호 기자] KB금융그룹이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구축에 다각도로 나서고 있다. 국회에서 진행 중인 제도권 도입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그러나 은행, 카드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해 결제 인프라와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 당정 협의와 국회 정무위원회 상정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애초 올 1분기 중 제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증시 불안과 정무위 일정 지연 등이 겹치며 논의가 미뤄진 상태다.

KB금융그룹 본사
KB금융그룹 본사

제도 공백에도 KB금융은 은행·카드 계열사를 통해 관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띄는 곳은 KB국민카드다. 지난달 31일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아발란체(Avalanche),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오픈에셋과 손잡았다. 스테이블코인을 카드 결제 인프라에 결합한 '하이브리드 결제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다.

이 모델은 아발란체 기반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또한 충전·결제·정산으로 이어지는 결제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기존 카드 결제 방식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디지털 자산을 함께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시스템이 완성되면 고객은 한 장의 카드로 일반 신용 결제와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를 선택적으로 이용하게 된다. 보유 기술을 실제 결제망과 연결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KB국민카드는 지난 1월 신용카드에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주소를 연동하는 특허도 출원했다. 카드 결제 방식에 디지털 자산을 함께 사용하는 기술을 이미 확보한 셈이다. 최근 행보는 이를 실제 결제망에 연결하는 방안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6월 'KRWB', 'KBKRW' 등 17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연상하는 명칭을 선점하려는 포석으로 해석한다. 제도화 이후를 기다리기보다 그 이전부터 기술과 브랜드 선점 작업에 공을 들였다.

지난 2020년에는 디지털 자산 수탁 전문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공동 설립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제공하며 가상자산 시장 내 영향력과 실무 경험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런 선제 대응이 향후 발행권 경쟁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논의하는 방안은 은행 중심 컨소시엄이 50%+1주, 이른바 ‘은행 51% 룰’을 확보하는 구조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예금금리 조정만으로는 요구불예금을 늘리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가상자산 주거래 은행이 되면 고객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요구불예금 유입 기반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빗썸 제휴 역시 단순한 디지털자산 사업 참여를 넘어 저원가성 예금 확대까지 겨냥한 움직임이라고 평가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제도화하는 순간 속도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불확실성은 커지지만, 사업자로선 격차를 벌릴 기회"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pa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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