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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가장 싸다"⋯실수요가 밀어올린 노도강 집값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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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동주공19단지 등 주요 단지 2년새 1.7억↑⋯'수급 불균형' 영향
키 맞추기 장세 속 신고가 속출⋯하반기 '공급 부족 우려' 수요 자극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요즘은 전세 구하려다 결국 매수로 돌아서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읽힙니다. 매물은 줄고 가격은 계속 올라서, 기다릴수록 불리하다는 인식도 있죠. 특히 대출 가능한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몰립니다." (마들역 인근 공인중개사 A씨)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고가 주택 압박으로 강남권 매수세가 주춤한 사이,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중저가 단지로 실수요가 몰리며 시장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통계보다 앞선 현장의 체감 온도는 이미 상승 국면이다. 특히 GTX-C 노선 착공 기대 등 개발 호재가 가시화된 도봉구 창동과 노원구 상계동 일대 등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을 단순한 반등이라기보다 전세난·대출 여건·부동산 규제가 맞물리며 수요가 이동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금리와 공급 상황에 따라 다시 균형을 찾아갈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외부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창동주공3단지의 미래 가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TX-C 개통 시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서울아레나·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등이 맞물리며 최근 실거래가도 7억원 선에서 지지력을 보이는 모습이다.사진은 창동주공3단지 단지 내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외부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창동주공3단지의 미래 가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TX-C 개통 시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서울아레나·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등이 맞물리며 최근 실거래가도 7억원 선에서 지지력을 보이는 모습이다.사진은 창동주공3단지 단지 내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31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주공19단지' 전용 60㎡는 이달 초 8억2500만원(12층)에 거래됐다. 2024년 상반기 6억5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년 만에 약 1억7000만원(26%) 오른 셈이다. 단순 반등을 넘어, 가격 수준 자체가 한 단계 올라섰다는 평가도 있다.

인근 단지도 비슷한 흐름이다. 노원구 '상계주공11단지' 전용 69㎡는 최근 7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에 근접했고, 중계동 '중계무지개' 전용 59㎡ 역시 6억원대 후반까지 올라 7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정 단지에 그치지 않고, 역세권과 학군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 같은 상승 흐름의 배경에는 '전세난'과 '실수요 이동'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기준 강북권 전세가율은 68.4%로, 서울 평균(54.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전세 가격이 매매 가격에 바짝 다가서면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차라리 사는 게 낫다"는 판단이 가능해졌다는 얘기도 회자된다. 전세 매물 부족까지 겹치자, 전세를 찾던 수요가 자연스럽게 매수로 방향을 틀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올해 1분기 노원구 아파트 매수자 중 30~40대 비중은 41.8%로, 서울 평균(34.2%)을 크게 웃돌았다. 30~40대는 통상 첫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층'으로 꼽힌다. 과거처럼 투자 목적의 매수보다는, 실제 거주를 전제로 집을 사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시기에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는다는 뜻)'이라는 표현처럼, 미래 소득까지 당겨 무리하게 집을 사는 투자 성격의 매수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금리 부담과 전세 비용 상승이 맞물리면서, 전세를 유지하기보다 차라리 집을 사는 쪽이 낫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현재 30대 매수 증가를 과거 '영끌'과는 다른 흐름으로 보고 있다. 투자 수익을 노린 공격적 매수라기보다, 전세 부담을 견디기 어려워 매수로 전환하는 '실수요 중심 이동'이라는 해석이다.

여기에 '대출 기준선'이 시장 흐름을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정책 대출은 일정 가격 이하 주택에만 적용되는데, 이 기준이 사실상 매수 가능 여부를 결정짓는 선이 되고 있다.

노원·도봉구에서는 거래의 80% 이상이 9억원 이하 주택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격대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구간과 맞물린다. 결과적으로 대출이 가능한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해당 지역의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반면 강남권은 상황이 다르다. 고가 주택이 많아 대출 한도가 제한되는 데다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 이로 인해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같은 서울 안에서도 시장 흐름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전세가율이 70%에 가까워지고 매물도 줄면서, 30대 임차 수요가 매매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하다"며 "이들은 투자 목적보다는 전세 사기 위험이 적은 아파트를 선택해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권이 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도 노도강의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 역시 실거주 수요가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외부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창동주공3단지의 미래 가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GTX-C 개통 시 강남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고, 서울아레나·디지털바이오시티 조성 등이 맞물리며 최근 실거래가도 7억원 선에서 지지력을 보이는 모습이다.사진은 창동주공3단지 단지 내부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서울특별시 성북구 길음동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래미안센터피스' 전용 84㎡는 17억~19억원 수준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찍고있다. [사진=김민지 기자]

인근 현장의 체감도도 비슷하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 B씨는 "전세 물건이 거의 없고 가격도 많이 올라, 대출을 끼고 집을 사겠다는 젊은 부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강남 집값이 떨어진다는 소식과 상관없이, 실제로 살 수 있는 지역이라는 판단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성북구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 전용 84㎡는 최근 14억원에 거래되며 2025년 하반기 대비 1억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대출 기준선인 15억원 아래에서 가격이 맞물려 오르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세제 환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권과 달리 강북권은 공시가격 변동 폭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보유세 부담에 따른 매물 출회 압박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보유세 부담 차이가 지역 간 흐름을 갈라놓고 있다"며 "강남권은 세금과 가격 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인 반면, 강북권은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해 집주인들이 급하게 매물을 내놓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세금과 가격 부담의 차이가 누적되면서, 같은 서울 안에서도 강남과 강북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디커플링(시장 흐름 분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금리 방향과 정책 변화에 따라 수요가 다시 위축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 상승세는 정책 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한 측면이 큰데, 자금 소진이나 대출 규제 강화 시 실수요층의 지지력이 약화할 수 있다"며 "거시 경제적 변수가 여전한 만큼 추세적 상승으로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제언했다.

결국 지금의 강북 상승장은 단순한 반등이라기보다, 전세난과 대출 구조, 가격대별 규제가 맞물려 나타난 '수요 이동'의 결과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향후 금리와 공급 상황에 따라 다시 균형을 찾아갈 가능성도 함께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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