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시장 정체·중국의 약진…TV 업계는 '춘래불사춘'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3월 신제품 시즌에도 뒤숭숭…시장 규모 박스권 갇혀
중국 점유율 한국 추월…가격 격차·플랫폼 전환 압박

[아이뉴스24 박지은·황세웅 기자] 3월은 봄이 시작되는 시기다. TV 업계로선 봄과 함께 한 해 실적을 가름할 신제품을 내놓으며 들뜨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기대보다 우울하고 뒤숭숭한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시장은 정체되고 경쟁력은 중국에 밀리고 있는 탓이다. 봄은 왔지만 업계는 그 찬란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거실에 TV가 있지만, TV를 보지 않고 스마트폰만 하는 장면. [사진=챗GPT]
거실에 TV가 있지만, TV를 보지 않고 스마트폰만 하는 장면. [사진=챗GPT]

LG전자는 지난 25일 2026년형 TV를 공개하며 올레드(OLED)와 마이크로 RGB 라인업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매년 3월 초중순 진행해온 TV 신제품 공개 행사를 올해는 아직 열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TV 수요 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진단 마쳤지만 뒤숭숭한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 뒤 TV 사업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에 대한 경영진단을 실시했다. 진단을 끝낸 만큼 그에 따른 후속 조직 개편과 인력이동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VD사업부 분사한다더라.” “플랫폼 인력 삼성디스플레이로 넘긴다던데.” “글로벌 공장 정리 들어간 거 아니냐.” 삼성전자 안팎에서 돌아다니는 인력 이동과 조직 개편 시나리오들이다. 임직원 사이에 불안감이 가득하다.

이런 시나리오와 소문은 일부 과장되거나 근거가 부족한 경우가 많지만, 업계에서는 “사업이 어려우니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일부는 사실로 확인되고 있다. 슬로바키아 갈란타 TV 공장은 오는 5월 가동을 중단한다.

분사·매각설 등은 현실성이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삼성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인력 이동이 있더라도 10명 안팎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삼성전자에서 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부문 내 이동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7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130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보고 있다.[사진=곽영래 기자]
2026년형 LG 마이크로 RGB 에보 AI TV. [사진=황세웅 기자]

TV 안 보는 시대…수요 자체가 줄었다

부정적 시나리오가 나도는 배경에는 TV 사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TV 시장은 보급률 포화와 긴 교체 주기로 성장 여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모두 사람의 눈으로 구분할 수 없을 만큼 기술적 화질 개선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며 "새로운 소비를 이끌어 낼 요인이 약해지고 있는 것은 맞다"고 했다.

아예 TV를 안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과 모바일 시청 증가로 TV 시청 자체가 줄어드는 구조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구조 변화까지 겹치면서 대형 TV 수요는 더욱 위축되는 흐름이다. 산업연구원은 TV를 향후 수요 감소 품목으로 분류했다.

코로나 기간 확대됐던 수요도 빠르게 식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 증가율은 2020년 -5.3%, 2021년 -4.8%, 2022년 -0.9%를 기록한 뒤 2023년 3.7% 반등했지만, 2024년 다시 -0.2%로 감소했다. 2025년과 2026년 역시 각각 1.0%, 0.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TV 출하량은 2020년 약 2억2500만대에서 2021년 2억1400만대, 2022년 2억500만대로 감소한 뒤 최근까지 2억대 초반 수준에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결국 TV 시장은 사실상 ‘2억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중국과 가격 격차…점유율도 역전됐다

TCL은 CES 2026에서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인 풋볼을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사진=박지은 기자]
하이센스는 CES 2026 전시관 한쪽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TV 제품 전시존으로 꾸미고 리오넬 메시의 경기를 보여줬다. [사진=박지은 기자]

글로벌 TV 시장 정체가 장기화된 가운데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빠르게 상승했다. 일부 초대형 제품군에서는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반면, 체감 품질 격차는 줄어들었다는 소비자 평가도 나온다.

옴디아와 증권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4% 안팎 점유율을 기록하며 두 회사만으로도 약 30%에 육박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합친 수준을 넘어선 것이다.

2024년에는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주요 업체 합산 점유율이 삼성전자·LG전자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2023년까지만 해도 양측은 비슷한 수준이었다.

TV 시장은 상위 5개 브랜드가 매출의 70%대 중후반을 차지하는 구조라 점유율 변화는 곧 주도권 이동으로 이어진다.

중국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콩카 등은 OEM·ODM을 통해 생산 역량을 축적한 뒤 자체 브랜드로 성장한 대표 사례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 물량을 생산하며 기술과 생산 역량을 키운 중국 업체들이 이제는 자체 브랜드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며 “과거 협력 관계가 경쟁 구도로 바뀐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아닌 플랫폼…TV 사업의 생존 방식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TV 운영체제(OS) 기반 광고와 콘텐츠 수익을 이미 상당 부분 확보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TV 실적을 지탱한 핵심 축이 플랫폼 사업이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 TV 플러스’는 월간 이용자 1억명을 넘어서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G전자도 웹OS 기반 플랫폼과 구독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도 TV 산업이 구조적 전환기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 제품 중심에서 플랫폼·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성장 정체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같은 환경에서 하드웨어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플랫폼 기반 서비스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AI 기반 연결성과 콘텐츠·서비스를 결합한 수익 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글로벌 TV 출하량 증가율이 0%대에 머물며 시장이 사실상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코로나 기간 일시적으로 확대됐던 수요 이후 교체 수요가 둔화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프리미엄 제품 중심 전략과 함께 광고·콘텐츠 등 서비스 기반 수익 모델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황세웅 기자(hseewoong89@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시장 정체·중국의 약진…TV 업계는 '춘래불사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