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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살던 곳에서 존엄한 노후를 보내게 하는 ‘통합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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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순 세종시 사회서비스원장

3월 27일 '통합돌봄법' 시행을 앞두고 우리는 돌봄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서 있다. 과거의 복지국가가 효율적 관리라는 명목으로 요보호자들의 시설 수용에 치중했다면 이제는 개인이 살던 곳에서 존엄을 유지하며 여생을 보내는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가 돌봄 정책의 핵심가치로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은 단순히 서비스의 양적 확대가 아닌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보건의료, 요양, 복지 서비스 전달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통합적 접근으로의 변화를 시사한다.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는 현실 속에서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이나 가족만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과제가 됐다.

이기순 세종시 사회서비스원장 [사진=세종시사회서비스원]

세종시는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한 어르신의 사례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과 집을 오가던 어르신은 퇴원 이후에도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해 다시 입원을 반복해야 했다. 그러나 시범사업을 통해 방문간호, 식사 지원, 주거환경 개선 서비스가 연계되면서 어르신은 다시 집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되었고, 가족의 돌봄 부담도 크게 줄어들었다. 이처럼 통합돌봄은 단순한 서비스 제공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의 방식을 바꾸는 힘을 가지고 있다.

세종시의 노인인구 변화추이를 보면 통합돌봄의 필요성이 더욱 두드러진다. 세종시 2026년 2월 현재 노인인구 비율은 12.5%로 전국 평균 21.5%를 크게 밑돌지만, 읍(21.9%)·면(37.5%) 지역은 심각한 수준의 초고령 단계에 도달해 있다. 또한 세종시 노인인구 대비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비율은 2018년 6.01%에서 2024년 10.49%로 6년 만에 1.7배 가까이 증가했다.

더불어 통합돌봄의 핵심 수요층인 75세 이상 후기 고령자는 2026년 2월 기준 1만 7992명으로 세종시 전체 인구의 4.6%를 차지하지만, 2052년에는 8만 6635명(16.1%)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고비용 의료·요양 서비스 제공에 대한 지역사회의 재정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시는 지난해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의료, 돌봄, 생활지원, 주거지원, 기타사업 등 5대 분야 45개 세부사업을 시행한다. 올해 3월11일에 세종시는 ’복지정책과 통합돌봄팀‘을 ’돌봄건강과‘로 재편하고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한국장애인개발원, 세종시사회서비스원, 의료·요양·돌봄 제공기관 180개소가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전달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24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가 대상자 발굴과 상담, 초기조사를 담당하는 최일선 접점으로 기능하게 되어 있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돌봄이 이루어지고, 필요한 서비스가 끊김없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전달체계가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잘 작동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세종시 신·구도심의 의료·보건·복지 인프라의 격차를 보완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자면 세종시 의료기관의 약 73%가 동 지역에 편중되어 있고, 읍·면 지역은 공공 기관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이는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의 의료접근성을 저해하는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재택의료센터 2개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여 의료공백에 대응해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

세종시사회서비스원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서 통합돌봄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고자 한다. 사회서비스원은 돌봄현장의 지원을 전담하는 조직으로서 현장 담당자를 위한 통합돌봄 자원 관리 및 최신화, 서비스 품질관리를 위한 평가·교육체계 개발, 종사자 역량강화교육에 힘쓸 계획이다. 또한 현장 중심의 사례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기관 간 협력을 조정하는 허브로서 기능하며, 지역의 돌봄 자원을 촘촘히 연결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나아가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종형 통합돌봄 모델을 고도화하고, 지속 가능한 돌봄체계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설 것이다.

돌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 누구나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일은 지금 우리의 책임이다. 세종시는 그 길의 출발선에 서 있다. 이제는 실행과 확산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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