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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수명 길고, 가격↓ 오염 없는 전지·배터리 [지금은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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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다양한 접근의 연구결과 내놓아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1세기는 차세대 전지와 배터리 연구 기술로 대변된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정집에 사용하는 태양전지 등이 앞으로 기후변화를 막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지(cell)든 배터리(battery)든 효율이 높으면 수명이 짧은 문제가 있다. 가격이 싸면 환경 오염이 심한 단점도 있다. 효율이 높으면서 수명은 길고, 가격은 낮으면서 환경 오염도 거의 없는 전지와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연구자들의 노력이 이어지는 배경이다.

효율 높고, 수명 길고, 가격 낮고, 환경오염 없는 전지와 배터리가 앞으로 21세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GEMINI]
효율 높고, 수명 길고, 가격 낮고, 환경오염 없는 전지와 배터리가 앞으로 21세기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GEMINI]

25% 이상 효율과 수명 확보한 태양전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팀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표면 보호막의 내부 구조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해 25% 이상의 고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KAIST(총장 이광형) 생명화학공학과 서장원 석좌교수 연구팀이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과 공동연구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과 장기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2차원 보호막 설계 기술을 개발했다.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최근 효율이 빠르게 향상됐다. 고온·고습 환경이나 장시간 빛에 노출되면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구조적으로 더 안정적 디온–재콥슨(Dion–Jacobson, DJ) 구조의 2차원 페로브스카이트 보호막을 도입했다. 보호막 내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몇 겹으로 쌓였는지를 의미하는 ‘n값’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설계 전략을 제시했다.

DJ 구조는 페로브스카이트 층 사이를 유기 분자가 양쪽으로 단단히 연결해 구조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벽돌 사이를 더 강한 접착제로 묶어 구조가 쉽게 무너지지 않도록 한 것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벽돌을 쌓은 뒤 접착제가 굳는 과정에서 온도와 시간을 조절하면 벽돌이 더 단단하고 정돈된 구조로 자리 잡게 되는 것과 비슷하게 열처리 조건을 조절했다. 2차원 보호막 내부에서 페로브스카이트 층이 쌓이는 구조(n값)를 원하는 방향으로 제어했다.

이 설계 전략을 적용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전력변환효율 25.56%(공인 효율 25.59%)의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85℃·85% 상대습도(85% RH) 조건과 지속적 광 조사 환경에서도 높은 수준의 성능을 유지해 장기 안정성이 확인됐다.

전기차 여러 대 묶어 하나의 전력 자원으로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김윤수 교수 연구팀이 여러 대의 전기차(EV)를 묶어 하나의 ‘배터리’처럼 활용하면서 실제 전력시장 거래까지 가능하게 하는 ‘강건한 가상 배터리(Robust Virtual Battery)’ 모델을 내놓았다.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면서 전기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전기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이동형 발전소’, 분산에너지자원(DER)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는 태양광이나 발전소와 달리 이동성이 크고 차량마다 배터리 용량과 상태가 달라 여러 대를 하나로 묶어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대의 전기차를 하나의 집합으로 묶어 ‘가상 배터리(Virtual Battery, VB)’로 표현하는 수학적 모델을 제안했다.

이 모델은 개별 차량의 복잡한 배터리 상태를 일일이 계산하지 않고 전체를 하나의 큰 배터리처럼 간주해 전력 저장·공급 가능 범위를 한 번에 계산한다.

이를 통해 계산해야 할 경우의 수를 크게 줄여 짧은 시간 안에 전력 공급 가능량을 산출한다. 목표 충전량과 충전기 연결 시간이라는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전력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연구팀이 8개월 동안 수천 대의 전기차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력시장 시뮬레이션을 수행한 결과 기존 방식보다 운영 비용을 최소 8.8%에서 최대 14.9%까지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윤수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대규모 전기차를 하나의 신뢰성 있는 전력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시장 계획과 실제 개별 전기차 운용 간 차이를 줄여 전기차-전력망 연계기술(V2G) 상용화를 앞당기고 전력망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초 성분으로 배터리, 가격↓ 환경오염 제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이건우) 에너지공학과 김진수 교수 연구팀은 양초의 주성분인 파라핀 소재를 활용해 배터리 제조의 난제로 꼽히던 건식 전극 공정의 한계를 극복했다. 가격은 낮추면서 환경 오염은 없앤 새로운 건식 전극 바인더 기술이다.

현재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은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해 기존 습식 전극 공정(Wet process)에서 건식 전극 공정(Dry process)으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습식 공정은 배터리 재료를 유기 용매에 섞어 슬러리 형태로 코팅한 뒤 거대한 오븐에서 건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높은 에너지 소비와 탄소배출, 높은 비용이 발생한다.

건식 전극 공정은 배터리 소재를 입자 상태로 압착해 전극을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습식 방식 대비 공정비용과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건식 전극의 폴리테트라플루오로에틸렌(PTFE) 바인더 소재는 비싼 가격, 과불소화합물(PFAS) 환경 규제 문제, 낮은 접착력으로 별도의 접착층 습식 코팅이 필요한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김진수 교수 연구팀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초의 주원료인 파라핀을 배터리 제조에 도입했다. 연구팀은 실험실용 밀봉 필름인 파라필름(Parafilm)의 주성분이 파라핀과 폴리에틸렌이라는 점에 착안해 새로운 배터리 건식 전극 바인더로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

파라필름은 60℃의 저온에서 활물질을 고정하며 집전체에 별도 습식 접착층 없이도 건식 전극 제조가 가능하다. PTFE 바인더 비용을 95% 수준, 지구온난화지수(GWP)도 2200분의 1 수준으로 절감할 수 있어 탄소중립 달성에 유리하다.

연구팀은 3cm×4cm 규모 파우치셀 제작과 트윈스크류 연속 압출 공정을 적용해 파라필름 기반 건식 전극 기술의 상용성도 검증했다. 원천기술 특허 권리를 확보하여 관련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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