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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6주년] 'AI 3대 강국' 선언했지만..."AI 기술, 모세혈관처럼 뻗어나가야 진짜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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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DC 확보 본격화…AI경쟁 ‘인프라 중심’ 재편
독자AI 개발 속도…업계 “모델 개발 이후 '사업화'가 더 큰 고민"
김현경 서울과기대 교수 "데이터·규제가 AI 확산 가로막는 요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룸]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룸]

[아이뉴스24 윤소진 기자] "인프라 확충은 인공지능(AI) 강국 도약을 위한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AI 강국은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산업 전반으로 AI가 확산되고, 기업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함께 마련될 때 완성됩니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하며 컴퓨팅 인프라 구축과 독자 AI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제조업 기반의 산업화와 디지털 강국을 지나 AI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빅테크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 전반으로 AI 혁신이 곳곳에 가 닿아야 진정한 AI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현경 교수가 "작은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AI 기술이 모세혈관처럼 뻗어나가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는 'AI 모세혈관론'이다.

"AI 경쟁은 인프라 싸움"…GPU 확보는 ‘필수 조건’

현재 글로벌 AI 경쟁은 GPU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연산 자원이 모델 성능과 서비스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인프라 확보는 기업과 국가 모두에게 필수 조건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는 'AI 고속도로' 구축을 목표로 2.1조 원 규모의 국가 AI 컴퓨팅 센터 사업을 본격 추진 중이다. 2028년까지 GPU 5.2만 장 이상을 조기 확보하고, 2030년까지 총 20만 장 수준의 컴퓨팅 자원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를 활용해 향후 5년간 총 50조 원을 투입하는 'K-엔비디아 육성 프로젝트'도 가동했다. 저전력·고성능 국산 NPU 생태계를 집중 육성해 2030년까지 글로벌 AI 반도체 유니콘 기업 5개를 배출한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같은 인프라 중심 투자에 대해 업계에서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AI 데이터 및 솔루션 전문 기업 플리토 이정수 대표는 “AI 개발 관점에서는 GPU 확보가 가장 비용 부담이 큰 영역"이라며 "정부가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지원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것은 현장에서도 체감이 된다"고 공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정부 정책이 인프라에 다소 집중돼 있는 측면은 있지만, AI 경쟁이 컴퓨팅 파워 중심으로 전환된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선택”이라며 "알고리즘 경쟁은 한 번 뒤처지면 따라잡기 어렵지만 하드웨어는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며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정된 재원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려면 기술력과 시장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이뤄져야 한다. 이 대표는 "그래야만 인프라 투자가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인프라만으로 부족”…AI 강국 핵심은 ‘생태계 육성’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룸]
기사 본문을 기반으로 구글 제미나이의 이미지 생성 AI 나노바나나2가 제작한 인포그래픽. [사진=제미나이]

인프라 확보가 AI 경쟁의 출발점이라면 외산 모델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자 AI 모델 확보는 또 다른 핵심 과제로 꼽힌다.

현재 정부는 약 53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형 LLM 확보에 나섰다. LG AI연구원, 업스테이지, SK텔레콤,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 4대 정예팀에 GPU, 데이터, 인재를 종합 지원한다. 목표는 최신 글로벌 모델 대비 95% 이상 성능 구현이다. 6개월 주기 평가를 거쳐 2027년까지 최종 2개 팀을 선발한다.

현장에서는 모델 확보 자체보다 ‘활용’이 더 중요한 과제로 지목된다.

독파모 정예팀 중 한 곳인 모티프테크놀로지스 임정환 대표는 "AI 서비스나 상품의 핵심은 모델 성능"이라며 "성능이 떨어지는 모델에 기반한 서비스는 고객이 선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자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성능이 좋아서 선택받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사업화가 관건이다. 임 대표는 “AI 서비스나 개인화 에이전트를 만드는 일 자체는 이전보다 훨씬 쉬워졌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이를 기반으로 어떤 사업 모델을 만들 것인지가 더 큰 고민”이라며 “결국 경쟁력은 모델이 아니라 사업화 단계에서 결정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국내 기업 간 경쟁보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서비스,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여러 기업들이 손을 잡고 서로의 역할을 나눠 맡아 세계 시장에서 경쟁을 도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데이터·규제가 변수"…AI 확산 가르는 '제도 환경'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룸]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열린 'AI 대전환의 동력, 데이터 활용 입법 개선 과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이 종합 토론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좌장), 방성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신재민 트릴리온랩스 대표, 정일권 두들린 정보보호최고책임자, 김형진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양청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정책국장. [사진=윤소진 기자]

인프라와 모델을 확보했다고 해서 AI 강국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이를 산업 전반으로 녹여낼 수 있는 데이터·제도·사업화 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국내에서는 올해 1월 22일 AI 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생성형 AI 사업자에 대한 생성물 표시 의무 등 규제 체계가 본격 가동됐다. EU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포괄적인 AI 규제 법률을 갖추게 됐지만, 실질적으로 전면 적용하는 국가로는 사실상 세계 최초다. 과태료 등 규제 집행은 1년 이상 유예 중이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AI 확산의 핵심 걸림돌로 데이터 활용의 법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김 교수는“저작물이나 개인정보를 학습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며 “AI 기본법 시행으로 생성물 표시 의무까지 발생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어떤 방식으로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현장의 큰 이슈”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부담이 크다. 소규모 AI 기업은 컴플라이언스(법·규제 준수 및 내부 관리 체계)를 전담할 조직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일부 기업은 이러한 부담을 이유로 국내 대신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우선 검토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책 방향에 대한 제언도 이어졌다. 김 교수는 "시장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정부가 방향을 먼저 정해 밀어붙이기보다, 기업 수요를 기반으로 정책을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며 "인프라 확충도 중요하지만 작은 기업들이 AI 서비스를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명확한 지침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고 했다.

정부도 정책 보완 의지를 밝히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는 최근 독자 AI 관계기업 간담회 현장에서 “AI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육성하고 기업들이 실제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현장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과 제도 기반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울산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뉴스룸]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교보빌딩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독자 AI 관계 기업 간담회' 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세웅 카카오 부사장, 손지윤 네이버 전무,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임우형 LG AI 원장, 이연수 NC AI 대표, 배경훈 부총리, 임정환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대표, 유경상 SK텔레콤 AI CIC장, 김연규 장관정책보좌관, 김경만 인공지능정책실장.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윤소진 기자(soji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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