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최근 충북 청주시 공무직 일부 직원의 ‘뒷돈 비위’ 사건은 단순 개인 일탈로 보기에는 어렵다.
교통사고 현장 등에서 나온 표지판 등 공공 시설물을 사적으로 처분하고 돈을 받아온 행위는 그 자체로 공공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문제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청주시는 중징계라는 내부 조치에만 그치고, 수사 의뢰는 하지 않았다. 여기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의문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왜 멈췄을까”라는 질문이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명확하다. 폐기 대상인 도로 시설물이 특정 고물상으로 넘어갔고, 그 과정에서 돈이 오갔다. 일부는 도로공사 과정에서도 ‘수고비’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이는 단순한 복무 위반을 넘어, 형사 책임 여부를 따져야 할 사안임은 명확하다. 공공 자산이 개입된 만큼 더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그런데도 청주시 인사행정은 스스로 선을 긋고, 내부적으로만 봉합했다.

이재천 청주시 감사관의 해명은 오히려 논란을 키운다. “공무직은 별도 규정이 없어 수사 의뢰를 검토하지 않았다. 계획도 없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법 위반 여부는 신분이 아닌, 행위로 판단한다. 공무원이든 공무직이든, 혹은 일반 시민이든 금품 수수나 공공 재산 유용이 있었다면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은 지극히 상식이다.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미루는 것은 책임 회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행정의 태도다. 징계 수위와 금액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은 점, 수사 의뢰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은 점은 모두 불필요한 의혹만 키울 뿐이다.
정보가 닫힐수록 소문은 열린다. 실제로 시청 안팎에서는 윗선과의 친분설까지 돌고 있다.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소문이 자연스럽게 퍼지는 것 자체가 이미 청주시 인사행정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칙이 지켜지지 않고, 그 원칙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공무직 뒷돈 비위 사건에서 시민들이 기대한 것은 복잡한 해명이 아닐 것이다.
“문제가 있으면 수사에 맡긴다”는 지극히 단순하고 명확한 원칙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청주시는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필요하다면 외부 수사기관에 판단을 맡겨야 한다.
내부 징계로만 끝낼 일인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사안인지 스스로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
시민들이 보고 있는 것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다루는 행정의 태도다.
지금 청주시에 필요한 것은 방어가 아닌, 투명성과 원칙이다.
/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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