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시장 선거의 국민의힘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선거의 본질인 정책과 비전 경쟁은 실종되고,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판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다.
그 중심에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등판이 있다.

지역 정가와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 전 위원장의 출마가 대구시장 공천을 격랑으로 빠뜨렸다”는 평가가 공통적으로 나온다. 중진 컷오프라는 초강수까지 거론되며, 선거는 이미 ‘경쟁’이 아닌 ‘설계’ 논란으로 번졌다.
이 전 위원장은 당초 보수 진영의 ‘전사’로서 국회에 입성해 민주당과 맞서 싸워야 할 인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행정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곧장 대구시장에 도전하는 선택을 두고 “정치적 역할보다 개인적 욕심이 앞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적지 않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른바 ‘특정 후보 내정설’이 불거지면서 공정성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여기에 강성 유튜버와 함께한 반월당 선거 행보까지 더해지며, 지역 민심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찍어주면 무조건 찍어야 하느냐.”
지역에서 들리는 이 한마디는 지금의 상황을 압축한다. 대구 시민을 향한 무시와 오만으로 읽히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공천 파장은 단순한 당내 갈등을 넘어선다.
더 큰 문제는 외부 변수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구 정치 지형은 요동치고 있다. 과거 40% 이상의 득표력을 보여준 데다 총리 경력까지 갖춘 ‘중량급 카드’다. 벌써부터 지역에서는 ‘김부겸 바람’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이번만큼은 국민의힘에 경고를 줘야 한다”는 여론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대구 시민들 사이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 우리도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퍼지고 있다는 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보수 성지라는 자부심은, 지금 이 순간 오히려 부담이자 오명으로 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선거는 ‘경제’가 핵심이어야 했다. 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경제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후보들이 경쟁하며 대구의 미래를 논하는 장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공천 논란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정책 경쟁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다.
국민의힘이 대구 시민과 당원이 선택하는 ‘당당한 후보’를 내놓을 것인가. 아니면 공관위와 지도부의 ‘찍어내기식 공천’으로 민심을 거스르는 길을 택할 것인가.
답은 이미 현장에 나와 있다.
공천은 권력이 아니라 신뢰다.
그 신뢰를 무너뜨리는 순간, 보수의 심장 대구도 등을 돌릴 수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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