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정치인의 선택은 바뀔 수 있다. 상황은 변하고, 판단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변화가 유권자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김수민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의 행보는 그 지점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김영환 도지사와 함께한 도청 생활을 접고 청주시장 출마설로 시작된 정치인 김수민의 행보는 최근 충북도지사 선거 출마로 급선회했다.
지역 정가에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방선거 출마를 접고 김영환 지사의 재선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으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김수민 전 부지사의 ‘최종 선택’은 단순한 전략 수정으로 보기엔 설명되지 않는 공백을 남긴다.
부지사 퇴임 이후 일련의 행보에서 논란을 키운 것은 ‘김수민의 침묵’이다.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언론 등의 접촉 시도에는 대부분 응답하지 않고, 일정 기간 외부와 연락을 끊는 이른바 ‘잠행’이 ‘선택’을 할 때마다 반복됐다는 점이다.
부지사에서 물러난 뒤 청주시장 출마설이 돌 때도, 국민의힘 청주청원구조직위원장 공모 때도 늘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김수민의 정치적 선택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선택을 둘러싼 불통의 태도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치인은 공인이다. 특히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선택은 개인의 결단을 넘어, 유권자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설명할 ‘의무’는 지나치지 않는다.
국민의힘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김영환 지사의 반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는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컷오프 이전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김수민 전 부지사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특정인을 정해 놓고 공천 면접을 진행했다”는 김영환 지사의 주장은 단순한 감정 표출이 아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일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주장과 의혹은 사실관계 확인이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확인의 출발점이 되는 당사자의 정확한 입장은 들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선 인물이 침묵으로 일관할 때, 그 공백은 추측과 불신으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미 정치인 김수민의 ‘연락 두절’이나 ‘잠행’이 버릇이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불리한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고, 유리할 때만 메시지를 내는 선택적 소통. 이는 단기적으로는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일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갉아먹는다.
정치는 관계의 예술이라 생각된다. 유권자‧언론과의 관계, 동료 정치인과의 관계 속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기본은 ‘소통’이다. 완벽한 답변이 아니어도 좋다. 다만, 최소한의 설명과 책임 있는 태도는 필요하다.
김수민 전 부지사는 어제(17일), 지지자 등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도 없이 국민의힘에 충북지사 공천 신청을 했다. 떠돌던 소문이 현실이 된 것이다.
온‧오프라인에서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급기야 은혜를 잊고 배신함을 의미하는 ‘배은망덕(背恩忘德)’이란 사자성어까지 등장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정치인 김수민의 진로 변경 때문은 아닐 것이다. 반복되는 ‘침묵의 정치’, 그로 인해 커지는 불확실성 때문은 아닐까 싶다.
김수민 전 부지사는 공천 신청 후 페이스북에 “이대로는 건강한 보수가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선당후사의 마음으로 보수 재건에 대한 마음으로 나선다”고 썼다.
건강한 보수? 보수 재건? 선당후사? 그냥 ‘충북도지사’가 되고 싶다고 쓰는 게 나을 뻔했다. 끝까지 정치인 김수민은 정확한 표현이 아닌 ‘두루뭉술’로 끝났다.
/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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