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되면서 대구 지역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상공회의소(회장 박윤경)가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대구지역 기업 445개사를 대상으로 ‘중동 사태에 따른 지역기업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271개사 가운데 16.6%는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고 답했고, 73.1%는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중동 지역과 직접 거래하거나 현지에 진출한 기업은 많지 않지만, 국제 유가 상승과 환율 변동, 물류비 증가 등이 지역 기업 전반에 광범위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주요 피해 요인으로 ‘원자재·부품 수급 차질(51.1%)’과 ‘현지 바이어의 주문 취소·선적 보류 등에 따른 수출입 차질(46.7%)’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 밖에도 중동향 화물 운송 중단이나 회항, 현지 거래 및 영업 활동 제한, 수출대금 회수 지연 등 공급망과 거래 전반에서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 영향권에 있는 기업들은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에너지 비용 증가(84.8%)’를 가장 큰 부담으로 지목했다.
이어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단가 상승 및 환차손 발생(46.0%)’, ‘국내외 소비심리 악화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36.4%)’ 등이 주요 영향 요인으로 조사됐다.
특히 응답기업의 약 75%가 유가·환율·해상운임 상승 등으로 인한 간접 피해를 이미 겪고 있다고 답해 중동 사태의 충격이 기업 경영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기업들의 대응은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응답이 70.8%로 가장 높았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응답도 18.5%에 달했다. 반면 실제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거나 일부 조치를 시행 중이라는 기업은 약 10%에 그쳤다.
실제로 대응에 나선 기업들 역시 ‘거래처와 계약 조건 재협상(44.8%)’, ‘원가 절감(31.0%)’, ‘환리스크 관리(31.0%)’ 등 제한적인 자구책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응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으로는 ‘운임 및 보험료 인상에 따른 자금 부담’, ‘대체 공급처 확보’, ‘환리스크 관리’ 등이 주요 애로사항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았다.
응답기업의 84.5%는 중동 사태가 향후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리스크로는 ‘유가 급등(64.9%)’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원자재 가격 급등(43.9%)’, ‘환율 급등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38.7%)’, ‘물류 차질 및 운임 급등(37.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77.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유동성 지원(46.5%)’, ‘환변동 대응 지원(24.0%)’, ‘선복 확보 지원(18.1%)’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김병갑 대구상공회의소 사무처장은 “이번 중동 사태는 유가와 환율, 물류비 상승 등 간접 충격을 통해 지역 기업들의 경영 부담을 크게 높이고 있다”며 “에너지 다소비 업종과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업종, 수출입 물류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선제적이고 맞춤형 경영 안정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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