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대구 수성갑)이 최근 국민의힘 공천 갈등과 당 운영을 강하게 비판하며 “생각 없는 충성과 충실함으로 국민의힘이 소멸의 길로 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주 부의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생각 없는 충성, 생각 없는 충실함으로 국민의힘은 소멸로 가고 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당 지도부와 공천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최근 당 지도부 인사들이 “나는 맡은 일을 했을 뿐이다”, “무엇을 잘못했다고 내가 사퇴해야 하느냐”, “당이 의뢰한 일을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다”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주 부의장은 “겉으로 보면 성실하기 이를 데 없는 말처럼 들리지만 역사에서도 이 같은 논리는 반복되어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1961년 예루살렘에서 열린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 재판을 언급하며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 개념을 소개했다.
주 부의장은 “아이히만은 히틀러가 아니라 행정 관료였지만 수용소로 보낼 사람 명단을 만들고 열차를 배치하는 일을 하며 ‘나는 명령을 따랐을 뿐이다’, ‘나는 맡은 일을 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며 “한나 아렌트는 이를 두고 ‘악은 종종 악마의 얼굴이 아니라 생각하지 않는 성실함의 얼굴로 나타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누군가를 전범에 비유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치권에서 반복되는 ‘나는 맡은 일을 했을 뿐’이라는 논리를 다시 생각해 보자는 것”이라며 “정치에서 이 말은 때로 책임의 말이 아니라 책임을 피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현재 국민의힘 상황에 대해 강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이후 국민의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황에서 정당이 해야 할 일은 당을 넓히고 다른 목소리를 살리며 더 많은 사람을 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 당 안에서 벌어지는 정치는 정반대”라며 공천 과정에서 특정 세력 중심의 정치가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정치에 필요한 사람만 남기고 다른 사람들을 하나씩 밀어내는 정치가 진행되고 있다”며 “자기 편만 남기고 나머지는 정리하는 정치에 ‘혁신’이라는 허황한 구실이 붙고 있지만 속내는 훤히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눈을 꿈뻑꿈뻑 하면서 자기 사람을 우겨넣고 다른 사람의 목을 잘라내는 정치가 계속되면 결과는 뻔하다”며 “지방선거에서 우리 당은 완전히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당이 망하는 길은 외부 공격 때문만이 아니라 내부에서 사람을 하나씩 쳐내는 정치가 반복될 때 스스로 무너진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바로 그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주 부의장은 윤석열 대통령 계엄 논란 이후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정당이 내부 갈등으로 더 좁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정당이 그 위에서 또다시 당을 더 좁게 만들고 사람을 밀어내는 정치를 계속한다면 그 끝은 분명하다”며 “지방선거 패배와 그 다음 정당 붕괴”라고 주장했다.
또 “정당은 몇 사람의 정치 생존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로 존재하는 조직”이라며 “그 신뢰를 잃으면 정당은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당 지도부를 향해 “지금 필요한 것은 ‘누가 시켰느냐’를 따지는 정치가 아니라 이 정치가 당을 살리는 정치인지, 아니면 당을 끝내는 정치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역사는 늘 같은 교훈을 남겼다. 생각 없는 충성은 조직을 살리지 못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국민의힘이 지금의 길을 멈추지 않는다면 결국 이렇게 기록될 것”이라며 “윤석열 이후 국민의힘은 스스로 무너졌다”고 경고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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