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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벼랑 끝' 국민의힘, 이래서는 선거도 보수 재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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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늦어도 너무 늦었다. 백약이 무효다."

당의 현 상황을 지켜보는 한 국민의힘 관계자의 말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8일 의원총회 상황을 기자에게 이렇게 귀띔했다. 결의문에 '윤어게인'과의 단절을 명시하자는 문구가 수차례 들어갔다 빠지기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결국 남은 문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에 반대한다'는 표현이었다. '당연한 말'이 결의문의 핵심이 된 셈이다. 이 관계자는 "이 정도 메시지로 국민들의 호응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렇다면 이 '당연한 말'이 결의문에 앞세워진 배경은 무엇일까. 장동혁 대표는 최근 당 중진 의원들을 만나 '강성 지지층이 투표소에 나오지 않으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며 '윤어게인'의 배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렇게 버틴 장 대표와 강성 지지층의 이탈이 두려운 TK(대구·경북) 의원들이 '윤어게인' 단어를 넣길 주저하면서 이 '맹탕 결의문'이 만들어진 것이다.

장 대표의 말처럼 '강성 지지층 타깃팅'이 국민의힘 지방선거 승리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을까. 국민의힘은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과 대선에서 두 차례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불법 비상계엄에 대한 탄핵에 찬성한다는 여론 속에서도 당은 의원 자유투표가 아닌 '탄핵 반대'를 끝까지 당론으로 유지했다. 그 결과는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탄핵 인용이었다. 결국 탄핵으로 치러진 대선에서 국민의힘은 스스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올라선 셈이 됐다.

대선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강성 중 강성' 김문수 전 후보를 앞세워 여전히 10명 중 2명만 보는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김용태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마지막까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이를 '90년대생 정치인의 패기'쯤으로만 받아들인 김 전 후보와 친윤계 중진들은 고민조차 않은 채 결국 당을 '무기력한 소수 야당'이라는 수렁으로 빠뜨렸다.

1년 전 대선 당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49% 대 41%였다. 그러나 강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들어선 장 대표 체제 하의 현재는 '민주 40% 대 국민의힘 20%'라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은 이제야 위기감을 느낀 듯 지난해 외쳤던 '윤어게인'과는 정반대로 장 대표에게 '절윤'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가 코앞에 닥쳐서야 180도 달라진 이들의 모습에 국민들이 얼마나 신뢰를 보낼지도 미지수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재선의 당대표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10명 중 2명만 보고 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당 바깥뿐만 아니라 안에서도 "이미 늦었다"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침몰 직전까지 항로를 바꾸지 않는 장 대표의 외길 정치. 국민의힘에게 남은 마지막 권력인 지방권력까지 모두 잃고 나서 "이럴 줄 몰랐다"고 하면 이를 믿어줄 국민들은 아무도 없다. 지금 국민의힘이 고민해야 할 건 '어떻게 민주당을 꺾을 것인가'가 아니다. 강성 지지층만 잡겠다는 장 대표의 '고집'을 어떻게 꺾을 것인지다. 지방선거 승리를 기대하기엔 이미 늦었다면, 올바른 정치 권력의 균형을 위해 선거 이후 당을 재건할 수 있는 밑바탕이라도 만들어놔야 한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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