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재환 기자] 국가 안보라는 거대한 명분 앞에서 접경지역 주민들의 희생은 늘 '당연한 것'으로 치부돼 왔다.
경기도 양주시와 포천시가 최근 군사시설보호구역 고도제한 타파를 위해 꺼내든 '건폐율 완화 특례' 카드는, 수십 년간 억눌려 온 접경지 지자체들의 절박한 생존 본능을 보여준다.
현재 양주시 광적면 일대는 군사시설보호구역과 비행안전구역으로 이중 지정되어 있다.
비행안전구역의 40m 고도제한에 묶여, 수익성이 생명인 물류시설조차 고작 2~3층 높이로밖에 지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늘길이 막혀 용적률을 제대로 찾아 먹을 수 없는데, 땅을 덮는 비율인 건폐율마저 일반 지역과 똑같이 적용받다 보니 수직·수평 개발이 모두 가로막힌 '개발의 사각지대'로 방치되어 온 것이다.
이에 양주와 포천이 손을 잡고 내놓은 대안은 현실적이고 뼈아프다. "위로 올리지 못한다면, 옆으로라도 넓히게 해달라"는 것이다.
고도제한으로 용적률 혜택을 못 받는 지역에 한해, 건폐율을 최대 10% 상향할 수 있도록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달라는 요구다.
이미 성장관리계획구역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건폐율을 10% 완화해 주는 유사한 제도가 있는 만큼, 특혜가 아니라 최소한의 '형평성 맞추기'라는 논리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경기도는 국방부와의 상생발전협의회 안건 상정, 국회 및 정부 건의 등 단계적 추진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지만, 현실의 벽은 높다.
규제 완화에 극도로 보수적인 국방부의 문턱을 넘어야 하고, 국회에서 법률 개정이라는 지난한 입법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안보는 국가 존립의 기초지만, 그 비용을 특정 지역의 희생으로만 충당하는 시대는 지났다.
양주시와 포천시가 쏘아 올린 '건폐율 10% 완화'라는 작은 공이, 철옹성 같은 군사 규제에 어떤 균열을 낼지 주목된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 접경지역의 절규에 '제도적 보상'으로 답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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