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대구 수성갑)이 대구의 구조적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으로 법인세와 상속세의 지역 차등 부과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기업 유치를 앞세운 기존 정치권 공약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며 세제 개혁 없이는 지역 경제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 부의장은 6일 대구 지역사무실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 대구지부 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역 과학기술 발전 방안과 대구·경북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기현 과총 대구지부장을 비롯해 지역 과학기술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주 부의장은 “지방자치 30년 동안 대구에 유치된 대기업은 사실상 현대 로보틱스 하나뿐”이라며 “대구시장 선거 때마다 나오는 대기업 유치 공약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라고 직격했다.
그는 기업 입지 결정의 핵심 요인으로 땅값과 노동력, 세금을 꼽으며 “토지 가격과 노동력 경쟁력에서는 수도권과 비교해 뚜렷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결국 현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은 세금 정책뿐”이라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수도권과 지방 간 세금 차등 정책을 통해 기업 이전을 유도해야 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수도권 기업이 내는 국세의 80%가 수도권에서 나온다”며 “수도권 법인세를 1% 올리고 지방 기업에는 4%를 낮춰주면 5%포인트 차이가 생기고, 이것이 기업의 자발적 이전을 유도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상속세 차등 적용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지방 소멸 위기 지역에서 일정 기간 이상 기업을 운영하면 상속세를 면제해 주는 방식은 매우 강력한 유인책이 될 수 있다”며 “대기업 총수들이 상속 문제를 고민하는 시점에 이런 조건을 제시하면 지방 이전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주 부의장은 해당 정책 구상이 이미 중앙 정치권에서도 논의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에서 먼 지역일수록 세금을 차등 감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국회에서도 관련 시뮬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방식이 수도권 과밀화와 집값 문제, 저출산, 지역 소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주 부의장은 “오는 12일과 26일 국회 본회의가 예정돼 있고 통합특별시 선거를 치르려면 4월 초까지 법 처리가 이뤄져야 한다”며 “3월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행정통합의 재정 효과에 대해 “대구 예산 11조7000억원과 경북 예산 13조원을 합치면 약 25조 규모가 되는데 통합 시 비용 절감 효과가 15% 수준으로 3조원 이상 절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대구시장이 정책 사업에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은 2000억~3000억원 수준이지만 통합이 이뤄지면 연 5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정책 추진 여력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대로 통합이 무산될 경우 지역 소멸 위기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 부의장은 “경북 22개 시·군 가운데 8곳은 20년 내 소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광주·전남은 이미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구·경북이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인구 유출 문제와 청년 정착 정책 필요성도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지역 대학 졸업생 상당수가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지방 근무 인센티브 확대와 세제 혜택 도입 등을 제안했다.
주 부의장은 “대구는 전국에서 정착민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외지인에게 폐쇄적이라는 인식이 존재한다”며 “개방성을 높이지 않으면 인구 유입과 기업 유치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지하철과 버스 적자, 교통체계 개혁 등 다양한 현안에서 기득권 저항이 매우 크다”며 “누가 대구시장이 되든 기득권과 맞설 각오가 필요하고 시민들도 변화 과정에서 일정 부분 불편을 감수하며 응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과총 대구지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통합 국제공항 건설과 UN대학 유치, AI·로봇·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 외국인 정착촌 조성, 고속도로 톨게이트 폐지 등을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주요 정책 과제로 제안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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