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출판기념회마다 ‘현금 봉투 문화’가 반복된 가운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수성갑)이 정가 판매 원칙을 고수하며 기존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출판기념회 현장에서 책값을 크게 웃도는 현금 봉투가 오가는 관행이 이어졌다. 일부 정치인은 행사장에서 개인 계좌번호를 공개하거나 계좌 입금을 안내하는 사례까지 등장하면서 사실상 ‘정치자금 모금 창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실제 지역 정치권과 매일신문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사이 열린 여야 주요 정치인 출판기념회 현장에서는 5만원권 뭉칫돈이 담긴 봉투가 행사장 모금함에 들어가는 모습이 잇따라 목격됐다.
이와 관련 한 법조계 관계자는 “책값을 크게 웃도는 축하금이 정치 활동을 위한 금품 제공으로 인정될 경우 정치자금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며 “특히 후원회를 거치지 않고 개인 계좌로 직접 입금받는 행위는 정치자금법 위반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달 22일 대구 한 호텔에서 열린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북콘서트가 뒤늦게 회자되고 있다.
기존 정치권 출판기념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행사장에서 주 부의장 측 인사가 모금함을 두는 대신 출판사 직원들이 직접 도서 판매를 맡았고, 책은 오직 정가로만 판매됐다. 주 부의장 측은 행사 장소만 제공했을 뿐, 책 판매와 관련된 금전 거래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도록 선을 그었다.
현장에는 정가 판매를 위해 10대의 신용카드 결제 단말기가 마련됐고 현금 봉투를 건네려는 참석자에게는 책값을 제외한 거스름돈을 돌려주는 장면도 연출됐다.

출판사 관계자는 “기존 정치 행사 관행 때문에 책값보다 훨씬 많은 현금 봉투를 ‘응원금’이라며 건네려는 분들도 있었지만 예외 없이 정가 판매 원칙을 지켰다”며 “거스름돈을 준비해 봉투를 정중히 돌려드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주 부의장의 이런 방식이 정치자금 모금 논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시민과의 소통 행사라는 본래 취지를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정치인 출판기념회 수익은 정치자금으로 분류되지 않아 신고나 공개 의무가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정치자금 모금 창구’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봉투를 내고 책 한 권 받아가는 방식은 사실상 문제 소지가 있는 구조”라며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인 출판기념회 관행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치자금 투명성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정가 판매 원칙’은 정치권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