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면서 TK 정치권 전반에 거센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6·3 지방선거를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통합법 좌초 논란이 선거 정국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4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은 5일부터 열리는 3월 임시국회에서 재추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지만 통과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통합법 처리 시한이 지나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다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정치적 부담이 커진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TK 정치권은 통합법 처리 무산의 책임을 민주당에 돌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광주·전남 통합법만 통과시키고 대구·경북 통합법에는 제동을 걸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애초부터 행정통합 추진 과정 자체가 충분한 지역 공감대를 확보하지 못한 채 속도전으로 진행된 점이 문제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통합법 발의 과정에서 대구 국회의원 12명, 경북 국회의원 13명 가운데 경북 북부권 의원 3명이 발의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통합 반대 여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여기에 국회 법사위 심사를 앞두고 대구시의회가 통합 반대 성명을 발표하면서 지역 내부에서도 갈등 양상이 드러났고, 이는 법사위 심사 보류의 직접적인 근거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최종 무산될 경우 지방선거와 맞물려 정치권뿐 아니라 대구시와 경북도까지 책임 공방에 휩싸이는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TK 광역단체장 선거 구도에도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는 주호영·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등 현역 국회의원 5명을 비롯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석준 전 국회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이 출마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북도지사 선거 역시 이철우 도지사의 3선 도전에 맞서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이강덕 전 포항시장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대구시장 출마 준비를 해온 한 캠프측 인사는 “행정통합 이슈가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공약과 선거 전략을 세우는 데 상당한 혼란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현재 통합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만큼 선거 절차는 기존 방식대로 진행된다”며 “만약 통합 단체장 선거로 전환될 경우 선거비용 제한액과 예비후보 홍보물 수량 등을 다시 공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장 선거판에서도 통합법 논란을 둘러싼 정치 공방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재만 국민의힘 대구시장 예비후보는 4일 대구 달서구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현역 국회의원들을 향해 사퇴를 촉구했다.
이 예비후보는 “대구시장 선거가 ‘공천=당선’이라는 안일한 정치 속에 현역 의원들의 잔치판이 되고 있다”며 “당이 사활을 걸어야 할 수도권은 비워둔 채 정치적 생존을 위해 대구로 몰려드는 현실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과 관련해 “광주·전남 통합법에는 27개의 구체적인 지원책이 담겼지만 대구·경북 통합법에는 신공항 개발과 미래산업, 재원 확보 등 실질적인 내용이 부족하다”며 “대구 시민의 미래를 볼모로 한 정치적 거래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지역정가 안팎에서는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 여부가 향후 TK 지방선거 판세를 뒤흔들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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