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 정치권에서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가 잇따르면서 제도 실효성 논란과 유권자 피로감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이른바 ‘출판기념회 정치’가 민심 확산의 계기가 되기보다 오히려 정치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대구시장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들의 출판기념회 행보도 엇갈린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구에서의 첫 공개 일정을 출판기념회로 시작하며 존재감을 알렸지만, 이후 정책 메시지보다 세 과시 논란과 정치적 해석이 이어지며 뒷말이 무성했다.
현역 정치인 가운데서는 6선의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출판기념회를 연 것이 사실상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추경호·윤재옥·최은석·유영하 의원 등은 출판기념회를 자제하며 대비된 모습을 보였다. 당내 자제 기류와 여론 부담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기초단체장 선거를 앞둔 지역에서도 막판까지 유사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달서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홍성주 예비후보는 오는 28일 자전적 에세이 ‘유쾌한 고집 성주씨’ 북토크를 예고했고, 수성구청장 출마가 거론되는 정일균 대구시의원 역시 27일 북콘서트를 준비하는 등 선거 일정이 임박한 시점까지 출판 관련 일정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런 출판기념회가 본래 취지인 저술 활동 소개나 정책 공유와는 거리가 멀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지세 결집과 존재감 부각을 위한 사실상의 사전 선거행사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특히 회계 규제를 받지 않는 구조 속에서 정치자금 모금의 우회 통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비판도 반복돼 왔다.

이와는 다른 선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자제 기조 속에 달서구청장 출마 예정자인 김형일 전 달서구 부구청장은 예정됐던 출판기념회를 전격 취소했다.
그는 세 과시와 후원금 모금 수단이라는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행사를 접었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출판기념회 무용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혁신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수성구청장 출마를 선언하는 김대현 전 대구시장 비서실장도 일찌감치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 없다는 뜻을 내비치며 정책과 현장 중심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출판기념회를 둘러싼 문제 제기는 이미 지난해부터 조지연 국민의힘 국회의원(경북 경산시)이 시동을 걸었다.
조지연 의원은 출판기념회가 정치자금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조 의원은 “명목상 도서 홍보 행사지만 실제로는 이해관계자들이 모이는 구조가 문제”라며, 다수를 초청한 집회형 출판기념회나 참가비·입장료 수수 등을 제한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해 편법 정치자금 조성 차단을 주장하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출판기념회가 여전히 조직 점검과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은 있지만, 과거와 달리 정치적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세를 확인하는 의미는 있을지 몰라도 지금은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인식이 강해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시민 반응은 더 냉담하다.
대구의 한 시민은 “책을 소개하는 자리라기보다 얼마나 사람이 모였는지 보여주는 행사처럼 느껴진다”며 “선거 때만 되면 반복돼 피로감만 쌓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정작 지역 현안이나 정책 설명은 부족하고 행사 소식만 들린다”며 정치권의 행태를 꼬집었다.
최철원 지역정치평론가는 “지방선거 후보자 누구든 자금마련과 인지도 지지세 확산등을 위한 출판기념회를 하고 싶어 할 것"이라며 "유권자들을 위한 삶을 바꾸는 정책 경쟁에 뛰어든 후보들의 과감한 출판기념회 패싱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같은 관행 정치의 타파가 바로 혁신아니냐"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