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김건희 여사와의 친분을 앞세워 각종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아 챙긴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징역 6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구형 5년 보다 1년 가중된 형이다.
![왼쪽부터 건진법사 전성배씨, 김건희 여사,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아이뉴스24DB]](https://image.inews24.com/v1/d053e2994c6abd.jpg)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 8079여만원을 명령했다. 통일교 측이 김 여사에게 전달해달라고 맡긴 그라프 목걸이도 몰수했다.
전씨는 2022년 4~8월 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 교단 숙원사업 해결 청탁을 대가로, 6000만원대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총 2000만원 상당의 샤넬백 2개 등을 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다. 같은 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경북 영천시장 당내 경선 예비후보에게 접근해 김 여사와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공천대가 1억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전씨는 이를 '기도비'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세차례에 걸쳐 금품을 받아 김 여사에게 전달한 혐의 모두를 유죄로 인정했다. 지난달 28일 선고된 김 여사의 1심 판단과 배치되는 부분으로 상급심 판단이 주목된다.
김 여사에게 징역 1년 8월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2022년 4월 7일 처음 건너간 802만원 상당의 샤넬가방 부분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대선 직후 윤 전 본부장과의 통화에서 '대선을 도와줘서 고맙다'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는 대화가 오갔지만 청탁이라고 볼 만한 내용이 없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날 전씨 재판부는 그러나 "김건희는 통일교가 윤석열의 대통령 선거를 돕고 있다는 사실을 윤영호와의 첫 통화에서 듣고 감사를 표하면서 한학자 총재를 만나 인사하겠다고 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그렇다면 김건희도 통일교의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이어 "윤영호는 대통령 당선자인 윤석열과 1시간 독대하면서 통일교의 추진 사업을 설명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김건희도 향후 구체적 청탁이 있을 것임을 전제로 '제가 비밀리에 사용하는 전화로 전화를 걸었으니 의견 주실 것 있으면 달라'고 언급한 점, 윤석열과 윤영호가 독대한 후 외교안교분과에서 작성한 이행계획서에 한국정부가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비를 2배 증액하고 특별정상회의도 개최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점 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기에 김건희도 통일교와 관련된 내용을 상당히 파악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첫 번째 전달된 샤넬가방은 통일교 사업과 관련해 정부차원의 협력을 구하기 위한 묵시적 청탁의 대가로 봐야 하고, 피고인도 김건희와 이를 공모해 샤넬가방을 수수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전씨가 김 여사에게 샤넬가방을 전달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신분은 전씨와 김 여사의 알선수재죄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윤석열의 대통령 임기는 5월 10일 시작됐기 때문에 당시 윤석열이 공무원 지위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당선 결정시부터 당선인 지위를 갖고 대통령직 인수에 필요한 권한을 갖게되는 점, 그로 인해 공무원에 준하는 지위에 있거나 가까운 시기에 공무원이 될 것이 확실한 지위에 있었다고 봐야 하는 점 등에 비춰보면, 금품 수수 당시 윤석열이 대통령 당선인 지위에 있었고 피고인과 김건희가 이러한 사정을 이용해 첫번째 샤넬백을 수수한 이상 두 사람의 알선수재죄 성립에는 장애가 없다"고 판시했다.
김 여사가 재판 과정에서까지 수수 혐의를 부인한 그라프 목걸이 역시 재판부는 전씨로부터 전달받았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사 초기 금품 일체를 김건희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분실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본인과 김건희 모두 처벌받을 것을 우려한 나머지 허위진술한 것으로 보여 신빙성이 없다"면서 "김건희와의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었던 피고인으로서는 목걸이를 개인적으로 착복하는, 이른바 '배달사고'를 낼 이유가 었다"고 지적했다. 또 "김건희가 불상의 장소에 샤넬가방 3개와 신발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을 보면, 그라프도 역시 피고인이 김건희로부터 반환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재판부는 다만, 전씨가 영천시장 후보공천 대가로 1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전달된 돈이 정치활동을 위한 경비로 지출될 것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게 대법원 입장인데,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것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피고인은 고위공직자와 친분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이용한 금품 알선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고위공직자을 관리하고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네트워크본부에서도 활동했다"면서 "결국 윤석열과 김건희, 통일교 사이의 관계가 밀접해지고 그 결과 정교유착까지 이르게 됐고, 윤석열과 김건희는 통일교를 정치적으로 이용했을 뿐만 아니라 통일교와 상호 공생관계에 이르게 된 점 등을 양형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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