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사 실적이 극명히 엇갈렸다. 고려아연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반면, 영풍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표 대결의 1차 판단 기준은 결국 숫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고려아연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 늘었고, 영업이익은 70% 이상 급증했다. 44년 연속 연간 영업흑자 기록도 이어갔다. 업황 둔화와 경영권 분쟁이라는 이중 부담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시장의 평가가 우호적이다.
![고려아연 본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203e67431e09e0.jpg)
최대 실적의 배경으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꼽힌다. 아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연·구리·금·은·안티모니·인듐·비스무트 등으로 생산 품목을 확대해 가격 변동성을 분산했다.
특히 중국의 수출 통제로 공급이 경색된 안티모니 가격이 급등했고, 금·은 등 귀금속 가격 상승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전략 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역시 우호적 환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영풍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25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607억원 적자) 대비 적자 폭이 더 확대됐으며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 리스크가 생산 차질로 이어진 점이 실적 부담으로 작용했다. 석포제련소는 지난해 2~4월 58일간 조업정지 처분을 이행했고, 1~9월 평균 가동률은 전년 동기 대비 12.88%포인트 하락한 40.66%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영풍의 단일 품목 의존 구조도 구조적 한계로 지적한다. 아연 업황 부진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사업 구조 탓에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평가다. 또한 통합환경허가 이행 문제와 토양 정화 명령 등 환경 관련 이슈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래 성장 전략에서도 양사는 대비가 뚜렷하다. 고려아연은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며 글로벌 생산 거점 확대에 나섰다. 이차전지 소재·재생에너지·자원순환을 축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고려아연 본사.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019b99a97963f3.jpg)
이에 반해 영풍은 구체적인 중장기 성장 로드맵 제시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거버넌스 개선을 앞세우고는 있으나 실적 반전과 사업 확장에 대한 청사진은 상대적으로 선명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총의 표심이 △기업가치 제고 능력 △리스크 관리 역량 △지속가능 성장 전략 등에 달려 있다고 본다. 실적과 사업 전략 측면에서는 고려아연이 우위를 점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지분 구조와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이 최종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주총은 단순한 경영권 분쟁을 넘어 전략 광물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어느 쪽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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