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진우 기자]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을 경우, 경북 광역의원 수가 12석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단순한 의석 조정이 아니라 지역 대표성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헌법재판소는 시·도의회 선거구 인구 편차 허용 기준을 3대 1로 정하고 있다. 통합이 현실화되면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대구에 맞춰 의석을 배분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경북은 60석에서 48석으로 줄고, 대구는 33석에서 45석으로 늘어나는 구조가 된다. 숫자는 건조하지만, 그 이면의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의석 감소는 곧 목소리의 축소다. 경북 북부권과 동해안, 울릉도와 같은 인구 소규모 지역은 광역 의회 내 영향력이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예산 심의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지역 이해를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통합이 행정 효율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효율이 곧 형평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다. 예산 구조, 권한 배분, 정책 우선순위가 재편되는 중대한 체제 전환이다. 이런 사안이라면 무엇보다 충분한 공론화와 세밀한 대비가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지금 경북의 대응은 조용하다. 지역 정치권과 의회가 과연 의석 감소 문제를 두고 치열한 논의를 거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구는 긴급 회의를 열고, 다른 지역은 집회까지 예고하는 상황에서 경북은 비교적 잠잠하다. 통합 찬반을 떠나, 최소한 지역 대표성 축소라는 구조적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은 마련돼야 한다. 군 단위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보장할 것인지, 감소하는 의석을 보완할 대안은 무엇인지, 예산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는 있는지 분명히 해야 한다.
'뜻을 밝히는 이가 더 많은 것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통합의 대의가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지역의 권익을 지키는 일은 결코 부차적인 문제가 아니다. 침묵은 동의로 읽힐 수 있고, 준비 없는 수용은 장기적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행정통합이 진정한 상생의 길이 되기 위해서는 숫자의 균형이 아니라 지역의 존엄이 보장돼야 한다. 경북의 22개 시·군이 통합 이후에도 동등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인지, 지금이야말로 냉정하게 따져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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