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한국판 로레알'을 꿈꾸는 구다이글로벌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몸값 10조원 입증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미국 현지 유통사인 '한성USA'를 전격 인수하며 수익성 중심 체질 전환에 나섰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지난달 말 한성USA 경영권을 약 10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

한성USA는 K-뷰티의 북미 영토 확장을 주도해 온 현지 유통사다. 미국 전역 1400여 개 매장을 거느린 얼타뷰티(Ulta Beauty)를 필두로 코스트코, 타겟(Target) 등 메이저 리테일러에 국내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K-뷰티의 가교역할을 해 왔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1700억원을 기록한 알짜 기업이다.
그동안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를 시작으로 티르티르, 스킨푸드, 라운드랩 등 인디 브랜드들을 잇달아 인수하며 강력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왔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의 폭발적인 해외 매출을 뒷받침할 '혈관', 즉 유통망은 외부 파트너사에 의존해 왔다. 통상 브랜드사가 현지 유통사나 벤더사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15~25%에 달한다.
이번 한성USA 인수는 유통 구조를 수직 계열화함으로써 공급망의 주도권을 직접 쥐고 마진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막대한 유통 마진을 내부 이익으로 흡수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단순 브랜드사를 넘어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겸비한 '종합 뷰티 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수익성 강화는 구다이글로벌이 목표로 하는 '10조원 밸류에이션' 달성을 위한 필수 과제다.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8월 IMM PE 등으로부터 8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투자를 유치하며 약 4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투자자들과 약속한 IPO 기한은 2028년 8월까지로,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제시한 기대 수익률은 10조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다이글로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9% 성장한 1300억원이다. 여기에 한성USA의 자체 이익과 유통 수수료 절감분(매출액의 약 15% 내외)을 합산하면 연결 영업이익은 단숨에 2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8월 IMM PE 등으로부터 인정받은 4조4000억원의 몸값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는 시장이 기대하는 '10조 밸류'를 향한 재무적 5부 능선을 넘는 결정적 승부수인 셈이다.
이는 '뷰티 대장주' 에이피알(APR)의 성장 궤적과도 닮아있다. 에이피알은 상장 당시 1000억원 수준이던 영업이익을 불과 1년 만에 3600억원대까지 끌어올리며 기업 가치를 증명해 냈다. 이미 상장 전 단계에서 에이피알의 실적을 넘어선 구다이글로벌이 유통 인프라 흡수를 통해 '연 영업익 4000억' 시대를 가시화할 경우, '제2의 에이피알'을 넘어선 독보적인 대장주 입지를 굳힐 것이라는 게 IB 업계의 중론이다.
구다이글로벌은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모간스탠리, 씨티증권 등 화려한 주관사단을 꾸리고 IPO를 향해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구다이글로벌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단순히 개별 브랜드의 해외 매출을 늘리는 차원을 넘어, 글로벌 유통 비즈니스 확장을 위한 근본적인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지 유통망과 운영 인프라를 직접 확보함으로써 브랜드 중심의 성장 전략을 탈피해, 브랜드와 유통이 상호 시너지를 내는 통합 사업 구조로 진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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