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정부와 여당이 대형마트의 새벽배송을 허용키로 하면서 유통업계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의 실효성을 두고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대형마트들은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쿠팡의 대항마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규제가 풀리는 대상은 분명하나 효과가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 한 대형마트 PP센터에서 주문 상품들에 대한 분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fd418335ea8ca3.jpg)
10일 정치권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위당정협의에서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등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대형마트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현행 규정에 온라인 주문 배송은 예외를 두는 게 핵심이다.
당정이 14년 만에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카드를 꺼내든 건 쿠팡의 급성장 때문이다.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은 2012년 전통시장·골목상권 보호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빈자리를 쿠팡이 꿰차며 온·오프라인 유통 '운동장'이 기울어졌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당정은 이에 대형마트에 힘을 실어 균형을 맞추겠다는 계산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26개 유통업체 가운데 온라인 부문의 비중은 역대 최고인 59.0%까지 늘어났다. 반면 대형마트는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8%까지 떨어지며 사상 처음으로 10%를 밑돌았다. 최근 5년간 추세를 보면 온라인은 연평균 10.1% 증가했으나 대형마트는 4.2% 감소했다.
해당 조치가 이뤄지면 이커머스에 집중된 새벽배송 수요를 대형마트가 일부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곳곳에 분포한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점포(기업형슈퍼마켓·SSM 포함)를 물류센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다만 쿠팡처럼 새벽배송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물류센터를 구축하는 비용을 최소화한다 해도 새벽배송은 인건비와 물류비 부담이 큰 구조다.

특히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무료배송 기준이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1000만명이 넘는 와우회원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무료배송 하한선(로켓프레시 등 제외)이 없다는 점이다. 대형마트는 영업 규제 시간 외 온라인몰 등에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나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해야 무료배송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전국 1800곳 점포를 새벽배송 기지로 삼는 것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1800곳 중 1400곳은 SSM인데, 가맹점 비율이 절반 수준에 달한다. 새벽 시간대 추가적인 인력·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가맹점주들의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미 퀵커머스 등 소비자 배송 선택지가 늘어난 만큼 지속 가능한 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에 따라 이번 조치를 단순히 쿠팡과 직접적 경쟁이 아닌 단계적 규제 완화에 의미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풀릴 기미가 없던 규제가 점진적으로 해소되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울어진 유통 운동장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면 의무휴업일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새벽배송 시장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매일 장보기가 포인트인데, 의뮤휴업일 규제를 적용받으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반대 여론도 적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정책의 갈피가 정해져야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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